산업 기업

현대백화점그룹, 뷰티·헬스케어로 영토 확장

SK바이오랜드 지분 27.9% 인수

화장품 원료 1위 SK바이오랜드

건기식·바이오메디컬도 경쟁력

기존 3대 축과 시너지효과 기대

추가 M&A·투자 확대 등 계획

토털 라이프케어 기업으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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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이 유통·리빙·패션의 기존 사업 3대 축에 뷰티·헬스케어를 더해 4각 편대로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본격화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경제위기가 올 때마다 인수합병(M&A)를 통해 몸집을 불린 바 있다. 이번 코로나19 경제위기에서도 우수한 재무건전성과 영리한 경영기법을 통해 미래성 높은 기업을 M&A 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사인 현대HCN을 통해 SKC가 보유한 SK바이오랜드의 지분 27.9%(경영권 포함)를 1,205억원에 인수한다고 18일 밝혔다. 현대HCN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SK바이오랜드 주식 인수 계약체결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


이번에 현대백화점그룹이 인수하는 SK바이오랜드는 지난 1995년 설립돼 2015년 SK 계열사로 편입됐다. 화장품 원료와 건강기능식품, 바이오메디컬 사업이 주력이며 국내에 5개 생산공장(천안·안산·오창·오송·제주)과 두 개의 중국 현지 법인(하이먼·상하이)를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SK바이오랜드는 국내 천연 화장품 원료 시장 1위 기업으로 천연물을 활용한 추출·발효·유기합성 등에 핵심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063억원과 영업이익 145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SK바이오랜드가 화장품 원료를 비롯해 건강기능식품과 바이오메디컬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다 향후 사업 확장에 있어서도 유연한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판단해 인수를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대HCN이 인수 주체로 나선 것은 이 회사가 유료방송 사업 부문을 분리해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현재 KT스카이라이프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상태로 딜이 완료되면 6,000억 원 이상의 현금이 들어온다. 기존 사업을 좋은 가격에 매각한 자금을 활용해 신사업을 추가하고, 동시에 기존 그룹 사업과의 시너지를 노리는 경영 전략을 전개한 셈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현대HCN은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미래지향적인 신사업 추진을 계획하고 있어 이번 투자 목적에 부합된다고 판단했다”며 “중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현대백화점그룹의 SK바이오랜드 인수는 단순히 화장품 사업을 강화한다는 것을 뛰어넘는 의미를 갖는다는 게 재계의 해석이다. 기존 백화점·홈쇼핑 등 유통과 리바트 등 리빙, 한섬 등 패션의 3대 축이던 그룹 사업 영역을 뷰티와 헬스케어로까지 확대하고 상호 시너지를 노리겠다는 전략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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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SK바이오랜드 인수는 가장 가깝게는 한섬의 화장품 사업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한섬을 통해 코스메슈티컬 전문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하며 뷰티 사업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이번 SK바이오랜드 인수로 화장품 원료 부문에 대한 사업 역량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는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 현대그린푸드 등 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건강기능식품과 바이오메디컬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를 위해 추가적인 M&A와 투자 확대 등도 계획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재계의 현금왕’으로 통할만큼 보유 현금성 자산이 풍부하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SK바이오랜드의 주력 사업 중 하나인 건강기능식품 사업의 경우 원료 부문 자체 경쟁력을 활용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기업을 대상으로 추가 M&A를 검토하고 있으며, 바이오메디컬 사업도 연구개발(R&D)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인재 확보 등에 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추가 M&A와 투자 등으로 외형과 사업영역을 확장해 ‘토탈 라이프 케어 기업’에 다가가는 데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뷰티 및 헬스케어 부문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꾸준히 발굴해 나가는 한편 유통·패션·리빙·인테리어 등 그룹 3대 핵심사업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분야나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이종 신사업 등에도 지속적인 투자와 M&A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SKC가 SK바이오랜드를 매각한 것은 미래 성장동력인 모빌리티·반도체 중심으로 비즈니스모델(BM)을 혁신하기 위해서다. 매각 대금 1,205억원을 BM 혁신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SKC의 계획이다. SKC는 앞서 쿠웨이트 국영화학기업 PIC와 합작사인 SK피아이씨글로벌을 설립하고 폴리이미드(PI) 필름 제조사 SKC코오롱PI 지분을 매각하며 1조원 이상의 재원을 확보한 바 있다.

SKC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환골탈태 수준의 딥체인지(근원적 혁신)를 추진해왔다”며 “이번 지분 매각으로 추가 성장 재원을 확보한 SKC는 모빌리티·반도체 등 미래성장동력 중심의 2단계 BM 혁신을 빠르게 본격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맹준호·박효정기자 next@sedaily.com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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