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품 불매운동 1년이 지나며 일본차와 오토바이의 희비가 엇갈렸다.
일본차 판매량은 절반 넘게 떨어졌지만 오토바이는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국내 오토바이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를 대체할 제품이 없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개인 이동수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9일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산 오토바이 수입액(잠정치)은 537만4,000달러(약 63억5,582만원)로 전년 동기 대비 228.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본차 수입액은 5,235만2,000달러(약 619억1,671만원)로 전년 대비 51.6%나 감소하며 반토막 났다. 지난해 7월만 하더라도 ‘NO 재팬’ 운동에 나란히 판매량이 곤두박질쳤지만 코로나 19에 엇갈린 행보를 보이는 셈이다.
일본차가 불매운동 여파에 여전히 허덕이는 가운데 일본 오토바이는 본격적인 부활의 시동을 걸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개인 이동수단 선호도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뛰어난 연비와 기술력 등 국내에 마땅한 대체품이 없자 한국 소비자가 일본산 오토바이에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통계를 봐도 저배기량 일본 오토바이의 수입량이 부쩍 늘어났다. 지난 6월 기준으로 800cc 이상 고배기량 오토바이는 전년 대비 1.4% 수입이 줄었지만 500cc 미만 오토바이의 수입은 140.1% 늘었다. 수입 오토바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형 오토바이인 125~300cc급 스쿠터 판매량이 살아나는 분위기다”며 “코로나19로 대중교통 이용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부담없이 구매 가능하고 유지비가 저렴한 스쿠터를 사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쿠터 평균 연비가 리터당 40~50㎞가 나오는 만큼 출퇴근 거리가 50㎞ 정도 된다고 보면 대중교통 이용요금보다 오히려 저렴한 셈이다”고 덧붙였다.
마땅한 대체품이 없는 국내 시장 상황도 일본산 오토바이 판매량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때 국내 시장을 주도한 대림오토바이와 KR모터스(옛 효성오토바이)는 낮은 기술력으로 소비자들에게 외면받는 실정이다. 오토바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륜차 환경기준이 강화되며 국내 업체들이 여기에 부합하는 내연기관 오토바이를 생산,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며 “해당 수요가 일본 오토바이에 몰렸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폭발적으로 증가한 배달 수요도 일본 오토바이 판매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주행량이 많은 125cc 배달 오토바이 특성상 내구성이 중요한데 국산 대비 일본 오토바이 성능이 앞선다는 평가에 관련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