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빌 게이츠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회장이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한국을 제일 먼저 언급했다.
"한국 방역 체계 우수...피해 규모도 작아" |
게이츠 회장은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며 한국을 재차 거론했다. 그는 “미국과 달리 한국 정부는 민간기업들을 동원해 방역을 전속력으로 끌어올렸다”며 이는 한국이 앞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미리 겪으며 경험을 쌓아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18일 이코노미스트가 공개한 인터뷰에서도 게이츠 회장은 미국이 코로나19를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며 피해를 키웠고, 전염병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빠르게 퍼지며 방역이 늦어졌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중국, 코로나19 초기 대응에서 분명히 실수" |
다만 게이츠 회장은 “권위적인 방식이긴 하지만 (중국이) 바이러스 억제를 아주 잘했다”며 그 이유로 의료자원을 후베이성 한 곳으로 집중시켜 마스크 착용 등을 비롯한 방역 지침을 빠르게 강제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수백만 명 더 사망할 것" |
특히 코로나19 피해가 개발도상국에 집중될 전망이라고 밝히며 “(개도국에선) 바이러스 그 자체가 아니라 이미 어려움에 봉착한 의료보건 시스템과 경제 상황 등 간접적인 원인으로 많은 사망 사례가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봉쇄령이 내려지면 다른 치명적인 질병에 대한 면역이나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게 되고, 이는 곧 말라리아나 에이즈 바이러스(HIV)로 인한 사망자 증가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그는 또한 농업 생산량 감소로 기아 문제가 확산하고, 교육 참여율이 낮아지며, 빈곤 퇴치를 위한 지난 10년간의 노력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빌 게이츠, 5년 전 팬데믹 예언하기도 |
게이츠 회장은 2015년 세계적인 지식 콘퍼런스인 테드(TED) 강연에서 “만일 앞으로 몇십 년 내 1,000만 명 이상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전쟁보다는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핵 억지를 위해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했지만, 전염병을 막는 시스템에는 거의 투자를 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다음번 전염병에 대비돼 있지 않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에 게이츠 회장은 “2015년 강연의 목표는 정부가 다음번 전염병에 대비한 작업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고 최근 미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말한 바 있다. 이어 “우리가 진단을 매우 빨리하고 약, 심지어 백신도 매우 빨리 확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 모든 일을 지금보다는 엄청나게 빨리 진행해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