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중국자본, 또 쌍용차 핸들 잡나

中 체리차가 지분 가진 美 HAAH

내달 '투자 위한 인수제안서' 준비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서 직원들이 차체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제공=쌍용차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서 직원들이 차체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제공=쌍용차



“또 쌍용자동차가 중국계 업체로 넘어갈까”


중국 체리자동차가 지분을 가진 미국 자동차 유통 업체 ‘HAAH오토모티브홀딩스’가 다음달 중순 쌍용차 투자를 위한 인수제안서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AAH오토모티브는 체리차 모델을 미국에서 조립해 판매하는 계획을 세우는 등 체리차와 긴밀한 협력관계다.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교두보 삼아 미국에 차량을 판매할 기회를 엿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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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금융권과 업계에 따르면 HAAH오토모티브는 오는 9월 중순까지 구속력 있는 인수제안서를 내기 위해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AAH오토모티브는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거점을 둔 자동차 유통 업체로 지난해 매출 규모는 2,000만달러(약 230억원) 수준. 볼보·마쓰다·재규어·랜드로버 등에서 부사장을 지낸 듀크 헤일 회장이 창업주다. 헤일 회장은 중국 완성차의 해외진출 가능성을 높게 보고 북미 시장에 유통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내년 말에는 체리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브랜드 ‘반타스’를 미국과 캐나다에 선보일 계획이다.

HAAH오토모티브 지분을 가진 체리차가 쌍용차 인수 이후 한미 FTA를 발판 삼아 미국 자동차 시장에 간접적으로 진출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HAAH오토모티브에 앞서 중국 1위 자동차 업체 지리자동차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인수 움직임에 대해서도 한미 FTA가 주요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견제를 받고 있는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해외진출을 위한 우회로로 쌍용차 인수를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HAAH오토모티브가 쌍용차 대주주에 올라설 정도의 자금 여력이 있는지는 미지수다. 한 해 매출 규모가 고작 230억원에 불과한 HAAH오토모티브가 향후 경영 정상화를 위해 5,000억원 정도가 필요한 쌍용차를 인수해 정상적으로 경영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HAAH오토모티브가 일부 지분을 투자해 쌍용차 모델을 미국에서 판매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 아니냐고 내다보고 있다. 물론 HAAH오토모티브가 체리차의 지원이나 재무적투자자(FI) 등과 함께 쌍용차 경영권 인수까지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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