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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간부들 "세상에 이보다 더 큰 죄가"…김정은 '경제실패' 인정에 반성문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19일 북한 평양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제7기 제6차 당 전원 회의를 주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이날 전원 회의에서는 내년 1월 8차 당대회 개최가 결정됐다. /연합뉴스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19일 북한 평양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제7기 제6차 당 전원 회의를 주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이날 전원 회의에서는 내년 1월 8차 당대회 개최가 결정됐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실상 경제성장 목표 미달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면서 북한 고위 간부들도 줄줄이 반성의 목소리를 냈다. 이는 최근 김 위원장이 노동당의 존재방식이며 불패 힘의 원천으로 강조해 온 ‘멸사복무’ 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

21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는 경제실패의 원인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는 북한 고위간부들의 당 전원회의 반향 기고문이 실렸다.


김광남 김책제철연합기업소 지배인은 기고문에서 “사실 최근 연간 나라의 경제 전반이 제대로 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금속공업의 맏아들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 김철에 큰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자인했다. 김책제철연합기업소는 황해제철연합기업소,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 등과 함께 북한의 3대 제철소로 꼽힌다.

그는 “우리는 김철이 일떠서야 나라의 강철기둥이 굳건해지고, 인민경제가 활력에 넘쳐 전진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다시금 뼈에 새기고 철강 재생산을 늘이기 위한 사업에서 결정적 전환을 가져오겠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장관에 해당하는 고위 간부 장길룡 내각 화학공업상도 “당 제8차 대회를 소집할 데 대한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6차 전원회의 결정을 받아 안은 우리 화학공업성 일꾼들은 지금 조국과 인민 앞에 지닌 무거운 책임감을 다시금 자각하고 있다”며 “당 제7차 대회가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목표수행에서 경제발전의 쌍 기둥을 이루는 화학공업 부문이 제구실을 다하지 못한 원인은 우리 (화학공업)성 일군(간부)들이 전략적 안목과 계획성이 없이 사업한 데 있다”고 경제실패의 책임을 화학공업에 돌렸다.


이번 집중호우로 막대한 수해피해를 본 황해북도의 박창호 도당위원장은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동지의 이 고귀한 말씀(전원회의 연설)을 듣고 마음속 가책을 금할 수 없었다“며 ”한 개 도를 책임진 일군으로서 일을 쓰게 하지 못해 우리 원수님께서 큰물로 고생하는 인민들에 대한 걱정으로 그처럼 험한 진창길을 걸으시게 했으니 세상에 이보다 더 큰 죄가 어디 있겠는가“라고 자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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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19일 북한 평양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제7기 제6차 당 전원 회의를 주재했다고 조선중앙TV가 20일 보도했다. 단상 왼쪽부터 정치국 상무위원인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김덕훈 내각 총리가 차례로 앉아 있다. /연합뉴스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19일 북한 평양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제7기 제6차 당 전원 회의를 주재했다고 조선중앙TV가 20일 보도했다. 단상 왼쪽부터 정치국 상무위원인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김덕훈 내각 총리가 차례로 앉아 있다. /연합뉴스


앞서 20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내년 1월 노동당 제8차 대회를 열고 새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하기로 했다는 방침을 전하면서 “혹독한 대내외 정세가 지속되고 예상치 않았던 도전들이 겹쳐드는 데 맞게 경제사업을 개선하지 못해 계획됐던 국가경제의 장성 목표들이 심히 미진되고 인민생활이 뚜렷하게 향상되지 못하는 결과도 빚어졌다”고 그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이는 김 위원장이 7차 당 대화에서 제시했던 기존의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목표의 결과에 대해 “미진했다”고 언급한 것으로 추정돼, 북한 고위 간부들이 경제실패의 책임을 나눠지겠다는 의지를 기고문을 통해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고위 간부들은 내년 1월로 잡힌 제8차 당대회를 앞두고 경제 성과내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인호 내각부총리 겸 농업상은 “당이 제시한 알곡 생산목표를 점령하자면 아직도 많은 일을 해야 하고 부닥치는 도전과 난관도 만만치 않다”며 “문제는 우리 농업지도기관 일꾼들이 대중의 앙양된 열의에 맞게 어떻게 사업을 조직·전개하는가 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면돌파전의 주 타격 전방인 농업 전선에서부터 기어이 승전고를 높이 울려야 한다는 자각이 엄숙히 새겨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봉석 평양시 당위원회 부위원장도 “당 제8차 대회를 향한 총진군에서 수도 당 조직이 당 중앙의 사상과 의도를 맨 앞장에서 받들어나가는 제일기수가 되겠다”며 “시당위원회는 모든 일꾼들이 시대와 혁명 앞에 지닌 자기의 책임감을 다시 한 번 깊이 자각하고 수도 시민들의 생활 향상을 위한 사업에서 대오의 기관차가 되고 실적을 올리는 참된 지휘 성원이 되도록 적극 떠밀어주겠다”고 했다.

조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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