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일본 총리 연속 재임일수 신기록 달성을 코앞에 두고 있는 아베 신조 총리에 대해 일본 국민의 절반이 즉각 혹은 연내 사퇴하길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불거진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로 일본 국민들의 불안감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23일 마이니치신문은 사회연구센터와 함께 전날 18세 이상 일본 남녀 1,042명을 대상으로 유·무선전화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여론조사에서 ‘아베 총리의 건강 불안이 지적되고 있다. 언제까지 총리를 계속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즉각 사임”, “연내 사임” 답변이 각각 26%, 24%였다. “내년까지 계속”과 “가능한 한 오래 계속”이라는 응답은 각각 26%, 23%였다. 아베 총리가 빠른 시일 내에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과 계속 총리직을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이다.
아베 신조 내각 지지율은 34%로 조사되며 3개월 연속 제자리걸음을 했다. 마이니치 여론조사의 아베 내각 지지율 추이를 보면, 5월에 27%로 급락했다가 6월 36%로 상승한 뒤 7월 32%로 재차 하락한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아베 정권의 대응에 대해선 “평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3%, “평가한다”는 20%였다. 일본어에서 ‘평가한다’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의미로 사용되며, ‘평가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의미한다.
지난 2012년 12월 2차 집권에 성공한 아베 총리는 오는 24일 연속 재임일수 2,799일을 달성해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1901∼1975) 전 총리의 기존 최장 기록(2,798일)을 넘어선다. 아베 총리는 이미 지난해 11월 20일 1차 집권 기간(2006년 9월 26일∼2007년 9월·366일)까지 포함한 전체 재임일수 기준으로 역대 최장수 총리가 됐다.
하지만 일본의 한 주간지가 “아베 총리가 피를 토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한 데 이어 지난 17일 아베 총리가 도쿄 게이오 대학 병원에서 7시간30분가량 머물며 검진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건강 이상설을 증폭시켰다. 이에 일본 정가에서는 아베 총리가 중도 사퇴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