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원내대표는 “지면 말이 안 된다”며 서울과 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자신했다. 두 곳 모두 더불어민주당 출신 광역시장이 ‘성추문’으로 공석이 된 곳이다.
내일의 ‘미스터시장’ 경연이 시작도 되기 전에 서울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부산시장은 과거 ‘친황교안’계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김종인 “안철수 포함해 인물 폭넓게 주시”
권은희 “안철수 서울시장 진지·깊이 고민”
권은희 “안철수 서울시장 진지·깊이 고민”
특히 이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꺼진 불도 다시 보자’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도 폭넓게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벌써 통합당에서는 김 위원장이 안 전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했다는 말도 나온다. 이에 대해 통합당 당직자는 ”공개적으로는 회동하지 않았다”면서도 “비공식적으로는 만났다고도, 그렇다고 안 만났다고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전했다.
안 대표가 보수진영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원인은 역시 당내 인물난이다. 통합당이 김 위원장 체제 이후 중도로 과감하게 돌아서면서 이를 대표할 인물이 마땅치 않다. 중진들은 대부분 영남에 기반을 두고 있고 새 인물들은 초선이라 인지도가 낮다. 최근 본회의 연설로 주목받은 윤희숙 의원도 서울시장 후보로 내기에는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안 전 대표는 과거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과 단일화로 후보를 양보한 적이 있다. 안 대표가 나온다면 ‘성추문’로 공석이 된 서울시장의 이야기를 결자해지(結者解之)하는 셈이다. 안 대표는 다만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면 중도·보수 진영의 대통령 후보 경선은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안 대표는 지난 7월 기자들을 만나 서울시장 선거 출마 여부에 “벌써 잿밥만 관심이 있는 정치권”이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최측근인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달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진지하게 깊이 생각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김 위원장이 안 대표만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관계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홍정욱 전 의원까지도 보고 있다”고도 말했다.
부산 친황계 활동 시작, 4선 김정훈 의원도
그런데 후보들은 모두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와 가까운 인물이다. 친황계로 알려진 이진복 전 의원이 부산시장 후보에 나서기 위해 기반을 다지고 있다. 통합당 부산지역의 한 보좌진은 “이진복 전 의원이 지난달 벌써 캠프를 꾸리고 활동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3선을 지낸 이 전 의원은 황 전 대표 체제에서 상임특보를 맡았고 사무총장 내정설이 나오기도 했다. 선거국면에서는 총선기획단장을 맡아 황 전 대표를 보좌했다.
박민식 전 새누리당 의원도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된다. 박 전 의원 역시 황 전 대표와 가깝다. 박 전 의원이 2014년 새누리당 의원일 당시 부산에서 연 출판기념회에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황 전 대표가 자리했고, 2018년 8월 황 전 대표가 참석하는 행사에는 박 전 의원이 참석하기도 했다. 황 전 대표는 자유한국당 수장에 오른 후 박 전 의원을 신(新) 정치혁신특별위원회 산하 공천혁신소위원회 위원으로 위촉하기도 했다.
이번 총선에서 아쉽게 패배한 이언주 전 의원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전 의원은 자신이 창당한 전진당을 이끌고 황 전 대표와 함께 보수통합을 주도한 인사다. 당내에서 성추문으로 공석이 된 부산시장 선거에 나설 정도로 인지도가 있는 유일한 여성후보라는 평가도 나온다.
문제는 김 위원장과 주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총선 참패로 국민적 거부감이 있는 친황계 인사들을 후보로 내세울 것이냐다. 이 때문에 무계파 성향으로 부산지역에서 4선을 지내고 지난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김정훈 전 의원도 이름이 나온다. 이 전 의원은 부산시당 위원장을 지내 지역 기반이 두터운데다 정무위원회 위원장, 당 정책위원회 의장 등을 지내 정책으로 보면 역량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밖에 김세연 전 의원과 유재중 전 의원도 하마평이 있다.
주호영 “당내 재평가” 김종인과 온도차이
차기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후보군을 두고 김 위원장이 이끄는 비상대책위원회와 주 원내대표가 수장인 원내 지도부와 시각이 다르다는 의견도 있다. 김 위원장이 안철수 대표를 포함해 외부인사까지 후보군으로 두는 데 반해 주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지역민방 특별대담에 출연해 “절정을 달리는 가수들이 기존에도 활동했는데 눈에 잘 안 띄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스터트롯이란 프로그램처럼 (새로운 경선) 과정을 거치면서 재평가되니 인기 있는 가수가 된 것처럼 민주당 후보 못지않게 훌륭한 후보가 나올 것이라고 보고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내에 재평가되는 정치인이 우선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김 위원장과 주 원내대표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후보를 두고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의 한 초선 의원은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아직 (서울시장·부산시장과 관련해) 특정 인물을 언급한 적 없고, 언론이 물어볼 때 외에는 시장 후보 이야기 잘 꺼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김 위원장은 중도층의 표를 10%포인트만 가져오자는 의중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구경우·김혜린 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