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신용거래융자액도 16조원을 정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세가 지속되자 개인투자자들이 방향성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액은 15조7,26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일보다 401억원 줄어든 것으로 19일 이후 나흘 연속 감소세다. 신용융자액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8일까지 14거래일 연속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신용융자액은 14조원에서 16조원으로 2조원이나 급증했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의 신용융자액 감소세가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코스닥시장 신용융자액은 19일 787억원 줄어든 것을 시작으로 20일 707억원, 21일 528억원, 24일 418억원 등 2,600억원 이상 줄었다. 반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코스피지수가 3.66% 급락한 20일 1,669억원 감소했다가 하루 만에 다시 증가세로 바뀌었다.
신용융자액은 개인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금액으로, 이 금액이 증가하는 것은 대체로 증시가 강세를 보일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때문에 최근 4거래일간 신용융자액이 줄어든 것은 이전과 달리 개인들이 증시의 방향성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6거래일 동안 코스피지수는 4.42% 정도 하락했고 코스닥지수도 4.6% 정도 내렸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도 지난주 한때 28.18포인트까지 오르기도 했으며 앞으로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들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앞으로도 신용융자 잔액 감소세가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일시적인 감소일 가능성도 높다. 여전히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중장기적으로 증시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만큼 다시 증가세로 돌변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신용융자 증가와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 잔액 비율은 0.5% 안팎까지 늘어난 상황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해 있다. 코스닥시장 역시 이 비율이 2.7%가량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비슷할 정도까지 올라왔다. 이상민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은 “신용융자 잔액이 현재 시가총액을 고려해도 과열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한다”며 “유동성의 힘으로 이를 이겨낼 수도 있지만, 이는 문제를 덮고 넘어가는 것에 불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