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중국 기업들의 해외 인수합병(M&A)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 들어 중국 기업들의 해외 M&A 규모는 151억달러에 그치고 있다. 올해 절반 이상이 지난 가운데 지난해 중국 기업의 해외 M&A 규모(401억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중국 기업들의 해외 M&A는 지난 2016년 1,960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매년 줄고 있다. 2017년에는 1,187억달러를 기록했으며 2018년에는 455억달러, 작년에는 401억달러에 그쳤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와 전 세계 각국과의 외교·경제적 마찰도 중국 기업들의 해외 M&A 부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으며, 최근 들어 호주·인도와도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전통적으로 호주에 많은 투자를 해왔으나 최근 양국이 코로나19·화웨이 보이콧 등으로 사사건건 부딪치면서 중국의 호주 투자도 크게 줄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호주 투자는 23억 9,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8.4%나 감소했는데 이는 2007년 이후 13년 만에 최저치다. 여기에 지난 6월 호주 정부가 통신·에너지·기술 등 국가 안보에 민감한 분야에 대한 외국인 투자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안을 발표한 바 있어 당분간 중국 기업의 호주 투자는 위축될 전망이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한 로펌의 파트너는 “미중 관계의 불확실성은 중국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를 더욱 신중하게 만들었다”며 “중국 투자자들이 해외 진출을 중단하지는 않겠지만 (M&A가 다시 늘어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