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무역협상 대표들이 전화통화에서 지난 1월 체결한 1단계 무역합의 이행을 지속한다는 데 합의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둘러싼 책임론과 중국 소셜미디어 애플리케이션 틱톡에 대한 미국의 퇴출 압박 등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무역합의는 우선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사이트에 게재한 성명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이날 저녁 류허 중국 부총리와 1단계 무역합의 이행 관련 논의를 위해 예정된 통화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USTR은 양측이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금융 서비스 및 농업 분야에서 미국 기업에 대한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해 중국이 이행한 조치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신화통신도 양측 무역협상 대표가 거시경제정책 협조 강화와 1단계 무역합의 이행 등과 관련해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양국은 1월15일 서명한 1단계 무역합의에서 6개월마다 최고위급 회담을 열어 이행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당초 미중 고위급 화상회의는 15일 이뤄질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중국 지도부 모임인 베이다이허 회의를 이유로 갑자기 미뤄졌으며 구체적인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8일 “지금 당장은 중국과 대화하고 싶지 않다”고 말해 양국 간 무역합의가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왔다.
양측 대표의 통화로 무역합의 파기에 대한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앞으로도 합의 내용이 순탄하게 이행될지는 미지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USTR의 낙관론에도 1단계 무역합의가 대선에서도 살아남을지는 불투명하다”며 “중국에 대한 불만을 지속해서 표출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對中) 강경파로서의 선거 메시지를 강화하기 위해 협정 파기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만큼 미국을 뜯어간 나라는 없다”며 중국 경제와의 디커플링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