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국내 마스크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마스크 제조·수출업자들이 수출용을 줄이고 나섰다. 국내 수요가 많아지면 수출하는 것보다 내수로 돌리는 게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24일 관세청 한국무역통계에 따르면 보건용 마스크를 포함한 마스크 관련 품목(HS코드 6307909000)은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3,189만달러 수출돼 8월 누적 수출분이 7월(5,159만달러) 보다 감소할 전망이다. 올 들어 가장 많은 마스크 수출액을 기록했던 6월(6,350만달러)보다는 30%가량 줄어드는 셈이다. 7월은 마스크 수출을 제한한 공적 마스크제도가 끝나면서 국내 마스크 생산량의 50%까지 수출할 수 있게 됐지만 수출액은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마스크 생산·수출업체들이 수출에 드라이브를 걸다 내수 수요 대비를 위한 비축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보건용 마스크 생산업체인 A사 관계자는 “이달 들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내수용을 대비해 수출을 줄인 결과”이라며 “(마진 등) 조건이 유리하지 않으면 굳이 해외 수출을 늘리기 보다 내수로 돌리는 게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울·경기 등선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가 시행되면서 여름철 비말 차단 마스크에 이어 KF80·94에 대한 수요도 다시 꿈틀대고 있다. 코로나19 차단 효과가 나은 KF80·94 구매를 선호하는 데다 가을·겨울 2차 팬데믹을 대비해 사재기 수요가 가세한 때문이다. B마스크 제조사 대표는 “(국내 마스크) 공급량은 아직 충분한 상황이라 가격인하 경쟁을 하는 상황이지만 최근 들어 대량으로 구입하는 유통업자들이 다시 등장했다”며 “지난 3월부터 이어졌던 마스크 대란은 수준은 아니더라도 유통업자들이 사재기에 나설 경우 품귀나 가격이 올라가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달 2주 마스크 총 생산량은 1억 8,309만개다. 이중 보건용 마스크는 8,572만개, 비말 차단용 마스크는 8,325만개다. 정부는 수급 상황을 면밀하게 파악해 필요하다면 수출용을 제한하고 내수로만 돌리도록 하는 2차 공적 마스크제도 등을 시행할 수 있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