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테슬라 비켜" 가성비+고성능차 電력질주 [수입차 EV시대 ON]

푸조·벤츠·아우디 등 신차 줄줄이 출격

주행거리 확 늘리고 파격 디자인 선보여

무료 충전·무상 견인 등 서비스도 차별화

테슬라 7월 판매량 급감 점유율 감소 속

국내 전기차시장 경쟁 더욱 치열해질듯

쉐보레 볼트 EV쉐보레 볼트 EV






국내 전기 자동차 시장 패권을 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들 중에는 테슬라가 ‘모델S’, ‘모델X’, ‘모델3’ 등을 내세워 강력한 시장한 시장지배력을 자랑했지만, 최근 주요 브랜드들이 속속 국내에 전기차를 선보이며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각 브랜드들은 자신들만의 노하우·브랜드 인지도·서비스를 비롯해 다양한 차종과 가격대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2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 전기차는 총 7,41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03대에 비해 7배 늘었다. 국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6.1%에서 33.5%로 껑충 뛰어 올랐다. 여기에 지난해 8월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로 정식 등록한 쉐보레의 ‘볼트 EV’ 판매량까지 더한다면 점유율은 더욱 높아진다.

그동안 국내에서 가장 많이 전기차를 판매한 브랜드는 단연 테슬라였다. 올 상반기 7,080대를 판매해 32.1%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하지만 7월부터는 수입 전기차 시장이 급변했다. 7월 한 달 동안 테슬라의 판매량은 49대로 6월 2,812대에 비해 98% 급감했다. 보조금을 받으면 5,000만원 안팎에 살 수 있었던 테슬라의 모델3에 맥을 못 추던 수입차 업계가 신차를 앞세워 반격에 나서면서 판도가 바뀐 것이다. ‘푸조 e-208’, ‘DS3 크로스백 E-텐스’, ‘르노 조에’ 등 ‘가성비’를 내세운 신차들이 잇따라 등장했을 뿐 아니라 독일 3사 브랜드들도 잇달아 프리미엄급 전기차를 출시했다.



푸조 e-208푸조 e-208


아우디 ‘이트론’은 출시 이후 한 달 만에 국내 판매를 위해 준비한 물량 394대가 완판됐다. 연비 향상을 위해 사이드미러를 없앤 파격적인 디자인, 내연기관차와 유사한 자연스러운 주행 감각, 뛰어난 회생제동 능력으로 인한 넉넉한 주행거리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급속 충전 속도도 150kW로 30분 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해 빠른 편이다. 정부 보조금이 아직 책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1억1,700만원이라는 가격이 부담이 될 법도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트론은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아 상반기 유럽에서 1만7,641대가 판매되며 가장 많이 팔린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오르기도 했다. 벤츠는 기존 전기차 브랜드 ‘EQC’의 프리미엄 라인을 추가했다. 특히 지난 6월부터 쏘카와 전기차 공급 업무 협약을 체결한 이후 판매량이 늘고 있다. 두 달 동안 쏘카에 차량 200대를 제공한 덕분에 올해 판매량이 총 266대로 늘었다. BMW는 지난 2013년부터 가성비를 앞세운 ‘i3 94Ah’를 선보인 뒤 최근에는 신형 배터리와 새로운 외장 컬러를 적용한 ‘BMW 뉴 i3 120Ah’를 출시했다. 이 차에는 120Ah, 37.9kWh 용량의 고전압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주행가능한 거리가 248km까지 늘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차 업계가 한국 시장에 공격적으로 전기차를 출시하는 것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전기차 보조금 및 충전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한국 시장이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전기차 격전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DS3 크로스백 E-텐스DS3 크로스백 E-텐스


수입차 업계는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전략에 맞춰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서 생산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서 생산되는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들 보다 부품 수가 적고, 형태가 단순해 차체 크기와 무게 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하나의 플랫폼에서 다양한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해져 고객들의 요구에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현재 테슬라를 비롯해 폭스바겐, GM, 아우디·포르쉐(공동개발) 등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갖추고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의 차별화된 서비스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자사 전기차 브랜드 ‘EQC’ 고객들에게 스마트 코치를 배정해 충전 환경을 점검해주고 가정용 충전기 등을 무료로 설치해준다. 가정용 충전기 설치가 불가능한 고객에게는 공용 충전소에서 1년간 무제한 무료 충전이 가능한 충전 카드를 제공한다. BMW는 59개 고전압 전문 서비스 센터에 고전압 인증 전문 테크니션 122명을 투입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26개 센터에서는 하이브리드 비롯해 고전압 배터리를 수리할 수 있다. 쉐보레 ‘볼트 EV’ 고객은 배터리 방전 시 최대 5년간 무제한 무상 견인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EQC메르세데스 벤츠 EQC


하반기에는 더욱 다양한 브랜드들이 차별화된 전기차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소비자들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포르쉐는 순수 전기차 ‘타이칸’의 엔트리 모델 ‘타이칸 4S’를 시작으로 ‘타이칸 터보’, ‘터보S’를 순차적으로 국내에 선보인다. 타이칸에는 일반적인 전기차에 탑재되는 400볼트 전압 대신 800볼트 전압 시스템이 적용돼 충전시간을 크게 줄였다. 급속 충전 네트워크를 활용할 경우 단 5분만 충전해도 약 100km를 주행할 수 있다. 포르쉐는 이마트 성수점과 양재점을 포함해 전국 10여 개의 주요 장소와 전국 9개 포르쉐 센터에 국내 최초로 320kW의 초급속 충전기를 설치하고 있으며, 전국 120여 곳에 완속 충전기도 설치해 고객 편의를 도울 계획이다.

관련기사



푸조는 뉴 푸조 e-208과 e-2008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출시를 기점으로 앞으로 출시할 모든 모델에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추가하고,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50%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에 따른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도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 한불모터스는 연내 전국 푸조 전시장 14곳에 완속 충전기를 완비할 계획이며, 서비스센터 9곳에는 급속·완속 충전기를 모두 설치할 계획이다. 또 전기차 구매자들에게 220V 포터블 차저 역시 기본 구성품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BMW MINI·볼보 등도 추가로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박시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