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의 초등학생들이 거리를 유지하며 교실에 앉아 수업을 듣고 있다./AFP연합뉴스 일본에서 각 지자체들이 이달 중순부터 속속 2학기 개학에 나서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무더위로 인해 마스크 착용에 답답함을 호소하며 교내감염 우려를 느끼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예년에 비해 약 2주 단축된 여름방학이 끝나고 다소 우려 섞인 개학이 진행되는 모습이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오사카시의 대다수 시립 초중학교에서 25일 2학기 개학식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오사카 키타구에 위치한 스가타초등학교에서는 강당에서 학생 간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개학식을 실시했다. 이 학교의 교감은 “코로나19로 평상시와 다른 게 있지만 모두 함께 이번 2학기를 극복하자”고 당부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수도권에 위치한 요코하마시에서도 지난 17일부터 수업이 재개됐다. 요코하마의 우시오마초등학교에서는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등교했고 이들은 손을 씻고 교실에 들어갔다. 감염 우려에 대비하기 위해 교실 내 창문은 열렸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이 여전한 와중에 2학기가 시작하면서 일본 학교 내의 고질적인 ‘이지메(집단 괴롭힘) 문제’가 더욱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일본 인터넷매체 아베마타임스는 한 민간 비영리단체의 설문조사를 인용해 교직원 응답자 1,200명 중 90%가 “향후 이지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강의 외에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교사들이 부담해야 할 업무 부담이 커지면서 학생지도에 소홀해질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학생들도 감염을 우려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베마타임스는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는 불안과 함께 더운 날씨에 마스크를 쓰고 등교해야 하는 피로감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한 교사는 “더운데도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열사병이 걱정”이라며 “물을 마시도록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17일 낮 12시 10분께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시의 기온은 41.1도까지 치솟는 등 이달 들어 기온이 35도 이상으로 오르는 날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도쿄 23개 구에서 이달 들어 지난 24일까지 열중증(열사병의 일종) 사망자가 170명 나왔다. 통계가 남아있는 2007년 이후 8월 열중증 사망자로서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일본 수도권 일부 지역의 기온이 40도를 넘어선 지난 11일 도쿄 인근 후지사와의 한 해변이 불볕더위를 식히려는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AP연합뉴스 일본 기상청은 이번 주에도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는 날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주말에 걸쳐 더운 날이 계속된다”면서 “계속 열중증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물론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일본 지자체는 온라인 수업 전환에도 대비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효고현에서는 올해 내로 학생 1명 당 1대씩 온라인 수업용 태블릿 단말기를 배치할 방침을 세웠다. 당초 이 같은 목표를 2023년까지 완수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앞당겨졌다. 고베 근교의 히메지시에선 준비 작업을 끝마친 학교들이 다음달 초부터 온라인 수업을 개시하기로 했다.
일본의 한 초등학교 모습./교도연합뉴스 다만 온라인 수업 전환을 실시하기까지 난관은 여전히 남아있다. 마이니치신문 앙케이트 조사에 따르면 교직원 PC의 조작 기술 향상이 시급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일부 교원들이 학습 지원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데 아직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