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중국과 러시아에서 들여온 정제유가 지난해에 비해 ‘반토막’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7월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반입한 정제유는 모두 1만 7,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 4,000t)의 절반에 그쳤다.
7월 반입량인 1,498t에 국한하면 지난해 같은 기간 3,573t의 41%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북한이 지난 1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한 영향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마크 배리 국제세계평화학술지 편집장은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단언할 수는 없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바이러스 유입 차단 차원에서 취한 조치들이 선박을 이용한 정제유 반입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19 여파로 정제유 반입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북한은 지난해 매달 중국과 러시아 두 나라로부터 정제유를 들여왔는데 올해에는 한 나라에서만 공급받는 사례가 있었다.
지난 4월엔 러시아에서만 정제유 2,855t이 들어왔고, 7월에는 중국에서만 정제유를 공급받았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97호에서 전 유엔 회원국이 1년간 북한에 제공·판매할 수 있는 정제유를 총 50만 배럴(무게 약 7만t)로 제한한 바 있다. 각국은 매달 유엔에 대북 공급량을 보고하고 있다.
한편 석유 금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은 탄소하나(C1)화학공업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C1 화학공업은 북한에 풍부한 자원인 석탄을 가공해 인조석유와 석유화학 제품 등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말한다. 박봉주 북한 국무위원회 부위원장과 김덕훈 내각총리가 최근 C1 화학공업 창설을 위한 건설현장을 시찰한 것도 에너지 정책에 대한 북한 정권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