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르면 10월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준비될 수 있다며 주 정부들에 이를 배포할 준비를 하라고 통지한 가운데 정작 백신 전문가들은 이에 의문을 품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3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백신이 10월까지 나오는 것은 상상해볼 수 있지만 그럴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는 “10월까지 그것(코로나19 백신)을 가질 수 있다고 상상할 수 있지만 나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그램인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 최고 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우이도 같은 의견을 드러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그는 이날 NPR에 출연해 10월 말 백신 접종이 가능한지에 대해 “극히 가능성이 낮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10월 말에 백신이 준비될 경우를 대비해 CDC가 지침을 내린 것은 올바른 것이라면서도, 이에 대해 “매우 매우 낮은 확률”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현재 3개 백신 후보물질이 약품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최종 검증 단계인 제3상 임상시험에 들어가 있다. 이 시험 결과는 올 연말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 정치권과 의학계에서는 성급하게 백신이 승인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재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일인 11월 3일 전 표를 얻기 위해 아직 안전성·효능에 대한 검증이 끝나지 않은 백신을 조기 승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 사항이 백신 개발에 자극을 주지 않느냐는 질문에 슬라우이는 “정치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우리 중 많은 이들이 이 정부를 지지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것은 솔직히 상관없다”고 답했다.
백신 접종 시기와 관련해 파우치와 슬라우이는 모두 연내에 무게를 뒀다. 파우치 소장은 11월이나 12월이 좀 더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이것들은 전부 다 어림짐작(guesstimate)”이라고 말했다. 슬라우이도 “연내에 백신을 접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하게 믿는다”며 2,000만~2,500만명이 접종할 양이 준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1년 중반까지는 미국 인구 모두가 접종할 백신을 확보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