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047040)이 회사채 수요 확보에 또다시 실패했다. 최근 분양실적 개선과 수주잔고 증가에도 불구하고 낮은 신용등급과 부정적인 건설 업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이날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는데 그쳤다. 시장에서 팔리지 않은 나머지 물량은 주관사인 삼성증권이 410억원, 인수단으로 참여한 산업은행이 490억원 각각 떠안게 됐다.
대우건설은 지난 7월에도 공모채 시장에 나왔지만 목표액(1,000억원)의 절반 수준인 550억원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회사의 신용등급은 ‘A-’로 한 단계만 더 떨어지면 ‘BBB’ 등급이 된다.
시장에 상반기부터 이어진 비우량 회사채 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의 펀더멘털 약화 우려가 커진 탓이다. 여기에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부정적인 업황이 이어지는 것도 대우건설의 수요예측에 영향을 미쳤다. 앞서 GS건설, 한화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A등급 이하 건설채들도 모두 수요 확보에 실패했다.
그간 저신용 회사채를 담아주던 증권사 리테일(소매) 수요도 좀처럼 없는 분위기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신용 회사채 기피 현상이 심화되면서 기관들이 A-등급도 담지 않고 있다”며 “고금리 상품을 선호하는 개인 투자자들마저 투자를 꺼려 미매각이 잇따르고 있다”고 풀이했다. 같은날 수요예측을 진행한 두산(BBB)도 500억원 모집에 50억원 주문을 받는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