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자치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벼랑 끝에 몰린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서울신용보증재단(서울신보)에 특별자금 출연을 통해 지역 소상공인에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3월 이후 서울신보에 소상공인 대출보증의 재원으로 써달라며 특별 출연하는 자치구들이 늘고 있다.
광진구는 지난 상반기에 10억5,000만원을 출연한데 이어 7월에도 10억원을 추가 출연했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지역 소상공인에게 307억5,000만원 규모의 대출보증을 지원했다. 금천구도 40억원을 출연, 관내 소상공인에게 6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를 거뒀다.
두 자치구의 결정에 자극받은 다른 자치구들도 출연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노원구가 10억원을 출연했고 강남구(6억원), 양천구(5억원), 성동구(4억원), 관악구(3억원) 등도 출연을 마쳤다. 강동·중랑·동대문·은평구도 조만간 서울신보에 출연할 예정이다.
자치구의 출연금이 늘면 서울신보의 대출 보증 여력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서울신보가 출연금의 최대 15배까지 보증을 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연금이 1억원 쌓이면 소상공인에게 15억원의 대출보증을 새로 공급할 수 있다. 자치구들은 빠듯한 자체 재정 속에서도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소상공인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특별 출연을 결정했다.
지난달 말 기준 서울신보의 자치구 특별 출연금액은 113억원으로, 최근 3년 평균 출연액(4억3,000만원)보다 25배 이상 급증했다. 서울신보의 운용배수를 적용하면 최대 1,695억원의 대출을 일으킬 수 있는 금액이다.
김태웅 서울신보 신용보증부장은 “서울신보가 정부와 서울시의 정책으로 적극적인 보증공급을 한 결과 법정 운용배수에 육박해 기본재산 확충이 절실했다”며 “각 자치구에서 구 재정을 활용한 특별보증 출연에 나서줬기 때문에 서울신보도 늘어난 보증 여력을 활용해 현재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치구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적극적으로 보증을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신보는 자치구의 특별 출연금을 재원으로 운영되는 대출보증에 대해선 특별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보증요율은 연 0.8%로 기존 보증요율 보다 0.2% 낮고, 보증비율도 100% 전액 보증한다. 대출금리도 서울시 지원자금과 연계 시 1.03~1.53%로 0.8~1.3%포인트 가량 저렴하다. 정부 정책자금을 활용한 저리 대출도 이용할 수 있다.
광진구의 한 소기업 대표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상향되면서 매출이 없어 폐업을 심각하게 고려했는데 자치구 특별보증으로 저리의 대출을 받아 급한 불을 껐다”면서 “앞으로도 이처럼 시의성 있는 소상공인 지원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