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의 해임 건의안을 받은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9월 초 국토교통부 고위관계자가 면담자리에서 자진사퇴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구 사장은 16일 인천공항공사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토부 고위 관계자가 이유는 밝히지 않고 식사 자리에서 자진사퇴를 요구했다”며 “퇴로와 명분이 필요하는 입장을 전달하고 바로 나갈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 고위 관계자가) 바로 나가지 않으면 해임건의안을 내겠다고 했다”며 “이에 정규직 전환 문제 등 마무리 지어야 할 일들도 있어 절충안으로 내년 상반기정도에 그만두겠다고 역제안했으나 고위 관계자가 ‘안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구 사장에 대한 감사 결과 부적절한 처신이 발견됐다며 기획재정부에 해임을 건의한 상태다. 국토부는 지난해 10월 국감 당시 구 사장의 ‘태풍 부실 대응 및 행적 허위보고’와 ‘직원 인사 운영에 공정성 훼손 등 충실 의무 위반’ 두 가지 사안을 이유로 들어 해임을 추진하고 있다.
구 사장은 “국토부에서 지난 6월 부터 두 달동안 감사를 받을 때 법무법인도 동석을 했는데 해임까지 갈 만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봤다”며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에서 해임안을 의결하면 소송을 진행할 뜻도 내비쳤다.
그는 최근 공사의 정규직 전환 이슈로 촉발된 ‘인국공 사태’의 책임을 물어 경질하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추측은 하는데 말할 순 없고 같이 추측해 달라”면서도 “정규직 전환 발표 당시 노조가 길을 막으며 몸을 압박해 3개월간 통원 치료도 받고 있는데 노조 등에서 사과도 하지 않는다”며 섭섭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공사 노조에 대해서도 “취임 후 인사철이 되면 노조가 찾아와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며 인사 청탁을 했다”며 “처음에 두 번 정도는 참고했는데 인사 혁신을 통해 이를 들어주지 않자 반발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