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병역 특혜’ 의혹에 둘러싸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27)씨를 비호하는 과정에서 “(서씨가)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했다”고 주장해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윤봉길 의사의 손녀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너무나 참담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지금까지 추 장관 아들의 ‘병역 특혜’ 의혹에 침묵으로 일관해 온 윤 의원은 16일 열린 서욱 국방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의 논평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국방위원인 박 원내대변인은 서면 논평과 별도로 청문회에서 “안중근 의사가 위국헌신 군인본인이라는 표현을 했다”며 “우리 사회에서 공적 가치를 추구하는 모든 분들이 이 나라에 헌신하는 것이 본분이라는 생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청문회에서 정책 질의에 집중했던 윤 의원은 박 원내대변인의 논평에 마이크를 잡고 “안중근 의사의 이름이 너무 소홀하게 가볍게 언급되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파서 정말 끝까지 하지 않으려고 했던 질의를 이 자리에서 참담한 마음으로 하겠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운을 뗐다.
그는 “추 장관이 아들이 병역을 이행하지 않아도 될 상황이었는데 입대했다는 식의 발언을 (여당에서)하고 있는데 병무청 기록상 추 장관 아들과 같은 사람이 군 면제를 받았다는 사례가 한 명도 없다”고 지적했다. 서 후보자도 이에 대해 “(서씨가)군 면제 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윤 의원은 “추 장관 아들이 법적으로 면제 대상이 아니었는데 (여당 의원들은) 말끝마다 군대에 안 가도 되는데 갔다고 하면서 이것을 미화한다”며 “이런 것이야말로 군기문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서 후보자를 향해 “추 장관 아들이 위국헌신 군인본분의 아주 거룩한 일을 했다고 하는데 후보자 생각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이에 서 후보자는 난처한 표정을 짓다 “(서씨가 군대에) 갈 수 있으니까 갔다고 생각한다”고 짧게 답했다.
윤 의원은 또 “만약에 우리 동네에 좌판을 깔고 있는 콩나물 파는 아주머니의 아들이 이런 경우라면 이 많은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이렇게 벌떼처럼 일어서서 그를 보호해 주려고 노력했겠나”라고 물으며 “바로 이것이 특혜의 현장”이라고 일갈했다.
아울러 “최근 며칠 상황을 보면서 독립운동을 하셨던 분들이 이런 모습을 보려고 이런 나라를 위해서 헌신하셨을까. 어떻게 감히 안중근 의사 말로 비유하는지 너무 참담하다”며 “위국헌신 군인본분이라는 말을 들으려면 (서씨가)더 낮은 자세로 군 복무를 해 공정하지 않았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마지막으로 윤 의원은 서 후보자에게 “저의 절규를 기억해 달라”고 당부하며 상기된 표정으로 질의를 마쳤다.
앞서 같은 날 박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추 장관의 아들은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위국헌신군인본분, 爲國獻身軍人本分)’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며 “야당은 ‘가짜 뉴스’로 국방의 의무를 다한 군 장병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같은 논평을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어떻게 추 장관 아들을 안중근 의사에 갖다 붙이냐” 등 거센 비판이 이어지자 민주당은 당초 논평에서 안중근 의사와 관련된 내용을 삭제하고 수정 논평을 기자들에게 다시 발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