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軍 "공무원 사살할 줄 몰랐다"

북한 해역 건너가 속수무책...방호복 차림 북한군 사격

"사살할 줄 몰랐다...정보 분석 시간 걸려 발표 늦어져"

연평도 실종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연합뉴스연평도 실종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연합뉴스



연평도에서 실종된 후 피격된 공무원 시신을 북한군이 불태울 당시 우리 군도 그 같은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다양한 정보를 종합하는 과정에서 군 장비로 관측된 불빛이 시신을 불태우는 불빛이었다는 사실을 결론내리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는 설명이다.


24일 합동참모본부의 브리핑에 따르면 군은 21일 피격 공무원 A씨의 실종 사실을 접수하고 해경·해군·해수부 선박 20척과 해경 항공기 2대를 동원해 연평도 일대 정밀 수색을 실시했다. 이튿날 북한군이 A씨를 발견한 정황을 입수했으나 A씨인지 또는 북한 주민인지까지는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게다가 위치가 NLL 너머인 북한 해역이라 당장 조치를 취할 수 없었으며, 당시까지는 사살할 가능성은 염두에 두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우리도 북한이 우리 국민을 몇 시간 뒤 사살할 것이라 판단했다면 가만 안 있었을 것이다. 예상치 못하게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독면과 방호복을 착용한 북한군은 실종자를 사격한 후 불태웠고, 이 같은 정황 역시 군 장비에 포착됐으나 사격 및 시신을 불태운 사실을 확정하기까지 분석 절차 때문에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 군 측의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 국경지대에선 무단으로 접근하는 인원을 무조건 사격하는 반인륜적 방식의 코로나 방역 조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후 우리 군은 23일 유엔사측과 협의 후 북측에 대북 전통문을 발송, 실종 사실을 통보하고 관련 정보를 통보해줄 것을 촉구했으나 현재까지 북측으로부터 답이 없는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A씨를 사격하고 불태운 것은 상부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우발적인 행위가 아니라 의도적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발표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선 “정보 10개가 종합되면 1개 때문에 9개가 뒤집어지는 일이 없도록 10개가 다 분석돼야 하는데, 끝까지 분석해서 종합된 결과를 발표하다 보니 시간이 걸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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