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청년위원회 대변인이 자신의 소개 글에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 자유보수정신의 대한민국”이라고 밝히며 정교분리 원칙을 위배해 기독교를 정치에 끌어들이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다”는 발언에 더해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전광훈 목사와 집회를 함께 한 사실까지 같이 회자되는 모양새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주성은 국민의힘 청년중앙위원회 대변인의 소개 포스터를 게재하며 “늙으나 젊으나 개념이 없다. 이러니 저쪽(더불어민주당)에서 20년 집권하겠다고 하지”라고 쏘아붙였다. 주 대변인은 포스터를 통해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 자유보수정신의 대한민국”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특히 포스터 하단에 “어머님가 목사님”이라며 자신이 기독교인임을 명확히 드러냈다.
이 같은 주장은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헌법 20조)’라는 정교분리의 원칙과 정면으로 배치돼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동시에 보수 정당이 ‘기독보수’ 색채를 벗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 전 대표는 보수의 기독교 색채를 선명하게 한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진 그가 여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추진에 반대해 야당을 장외집회로 이끌고 나갈 당시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이 바로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한기총의 문재인 퇴진 집회였다. 그가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함께 집회에 참석하자 전 목사는 “황교안 대통령으로 만들자”고 추어올렸고, 황 전 대표는 “싸움이 시작됐다. 그러나 이기기로 돼 있는 싸움이 시작된 거다 반드시 똘똘 뭉쳐서 문재인 정권을 이겨내자”고 화답했다.
또 황 전 대표는 법요식에 참석해 합장하지 않고 관불 의식을 거절해 논란을 빚었고 조계종에 육포를 선물하는 실수를 했다. 이 같은 논란들이 이어지자 황 전 대표가 ‘보수 기독교계’를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기독보수’ 논란은 2004년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당시에도 불거질 만큼 역사가 깊다. 서울 소망교회 장로였던 이 전 대통령은 당시‘서울의 부흥을 꿈꾸는 청년 학생 연합기도회’에 참석해 “기독청년들의 마음과 정성을 담아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다”고 밝혔다. 당시 서울시장 비서실은 “근무를 마치고 개인적으로 참석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열린우리당은 “대권에 눈이 멀어 신성한 종교까지 이용한다”고 비판했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종교계 인사들에게 서울 봉헌 발언을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