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액이 1조6,000억원에 달하는 ‘라임자산운용 사태’ 관련 재판에서 ‘라임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의 현금을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강 전 수석은 “저와 관련된 금품수수 내용은 완전한 사기·날조”라며 “금품수수와 관련하여 한 치의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8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이환승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등의 공판에서 김 전 회장은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7월 5,000만원의 현금이 담긴 쇼핑백을 이 대표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청와대 수석에게 부탁해서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무마하려고 계획한 것이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며 “(이 대표가) 그런 명목으로 쓰겠다고 했고 다 넘어가지는 않더라도 넘어가겠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이 대표에게 전화가 와서 ‘내일 청와대 수석을 만나기로 했는데 비용이 필요하다’고 했다”며 “집에 있던 5만원권을 쇼핑백에 담아 5,000만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회장은 “(이 대표가 강 전 수석을) 만나고 와서 연락을 했다”며 “수석이라는 분이 김상조 실장에게 직접 전화해 ‘억울한 면이 많은 모양’이라고 강하게 (얘기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라임의 배후로 꼽히는 김 전 회장을 정치권에 연결해줬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이 대표는 광주MBC에서 근무하던 시절 김 전 회장에게 자신의 정관계 인맥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라임 사태를 무마하기 위해 금품을 청탁한 혐의로 지난 7월 구속 기소됐다.
강 전 수석은 김 전 회장의 법정 진술과 관련해 “금품수수와 관련하여 한 치의 사실도 없다”며 “민형사를 비롯한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대응을 강력히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