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비효율 점포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유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유통가의 타격이 더욱 커진 만큼 구조조정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7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롯데백화점은 2개(청주 완료, 분당점은 검토 중), 롯데마트는 12개, 슈퍼와 롭스는 77개 점포의 문을 닫았다.
마트와 슈퍼·롭스의 경우 올 하반기 정리 예정인 점포까지 합하면 목표치(마트 16개, 슈퍼·롭스 100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백화점은 비교적 덩치가 큰 만큼 구조조정에 애를 먹고 있었다.
롯데쇼핑이 지난 4월 청주 영플라자 점포에 이어 두 번째 정리 점포로 검토 중인 분당점은 1999년 개장한 경기도 지역 첫 대형 백화점이다. 롯데쇼핑은 분당점을 세일앤드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운영해 부담이 크지 않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매출이 곤두박질치면서 재임대 이자가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현대백화점 판교점, 갤러리아 광교점 등 최근 경쟁 백화점에서 대규모 신규 점포를 개장하며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롯데쇼핑은 백화점뿐 아니라 올 하반기 주요 오프라인 유통매장의 구조조정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분기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나 급감하는 등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비효율 점포 정리는 피할 수 없는 길”이라며 “최대한 신중하게 검토 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롯데쇼핑은 비효율 점포의 영업을 종료하며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아직 점포 유동화에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10여개 점포의 사업성 검토를 진행했지만 실제 매각까지 이어진 점포는 소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의 한 시행사 관계자는 “마트랑 슈퍼뿐 아니라 백화점도 몇 군데 나왔지만 일괄·묶음 매각 등으로 진척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쇼핑은 올해 임원 인사를 앞당겨 다음달 중순께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구조조정 전문가로 불리는 정경운 상무를 영입하는 등 파격적인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젊은 임원들의 대거 기용과 외부인사 영입 등 그동안 롯데에서 잘 이뤄지지 않았던 파격적인 인사가 예상된다”며 “새로운 유통환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과감한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