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미국 사회의 분열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10월3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지역방송인 KXAN에 따르면 전날 총기로 무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미국 민주당 유세 버스를 포위한 채 위협을 가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지난 30일 민주당 유세 버스가 35번 고속도로를 타고 샌안토니오에서 오스틴으로 이동하던 중 트럼프 지지자들의 공격을 받았다.
당시 민주당 유세 버스가 달리던 고속도로에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 깃발을 꽂은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었고 이들 차량은 민주당 유세 버스를 발견하자 뒤를 쫓았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를 태운 6∼7대의 차량은 순식간에 민주당 유세 버스를 에워싸고 버스를 멈춰 세우려 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가 모는 차량이 민주당원이 탄 승용차를 옆으로 밀어내기 위해 일부러 부딪히기도 했다. 텍사스 민주당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욕설과 협박을 하면서 차량을 들이받았다”고 밝혔고 민주당 소속 라파엘 엔키아 텍사스주 하원의원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총기를 들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텍사스 민주당은 오스틴 인근의 도시에서 열기로 했던 유세 행사를 취소했다. 텍사스 민주당은 “친트럼프 시위대가 상황을 악화시켰다”며 “그들은 우리 당직자들과 지지자들을 위험한 상황으로 내몰았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날 핵심 경합주에서 막판 유세를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에서만 4곳에서 유세 일정을 잡았고 바이든 후보는 미시간주 2곳에서 유세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유세지인 벅스카운티 뉴타운 연설에서 바이든 후보를 “사회주의 좌파”로 비난하면서 바이든이 당선되면 블루칼라의 일자리를 줄이고 세금을 올리며 중산층을 파괴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바이든 후보는 처음으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실패를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는 ‘코로나, 코로나, 코로나’라고 불평한다. 언론의 코로나19 보도를 시기한다. 이제는 의사들이 대유행으로 이득을 본다고 비난한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대통령직을 리얼리티쇼 이상의 것으로 취급하는 데도, 자신과 친구 이외의 누군가를 돕고 일을 하는 데도 어떤 관심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시간주 유세에서 “코로나19로 죽으면 의사들은 더 많은 돈을 번다. 그들은 매우 똑똑하다. 그래서 그들은 ‘미안하지만, 모두가 코로나19로 죽는다’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최대 의사단체인 미국의사협회(AMA)는 성명을 내고 “대중보건 위기에서 의사들이 환자 수를 부풀리거나 주머니를 채우려 한다는 주장은 악의적이고 터무니없고 완전히 잘못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바이든 후보는 3일 대선일 밤에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대국민 연설을 할 것이라고 캠프 측이 밝혔다.
/뉴욕=김영필특파원 김기혁기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