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개혁’ 방향에 대해 검사들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엔 현직 차장검사가 목소리를 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철완(사법연수원 27기) 안동지청장은 지난 2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렸다. 그는 “지금 많은 검사들이 검찰개혁의 방향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사를 표시하는 행위는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일에 대해 부당하다 말함으로써 잘못된 과거를 떨쳐내는 것”이라며 “더 이상 정치권력의 시녀로 의혹받는 일을 하지 않음으로써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검찰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하고, 그 다짐을 실천하는, 검찰 역사에 남을 선업을 짓고 있는 행위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지청장은 또 임 부장검사에 대해 비판했다. 임 부장검사는 이프로스에 ‘검찰 내 자성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앞서 글을 올린 바 있다. 박 지청장은 “임 부장이 ‘고소장 위조 검사’와 관련해 고발한 사건에서 피고발인들의 구체적 행위를 아느냐는 질문에 대해 ‘고발인에 불과해 사실관계를 모르고 사실관계는 수사기관이 밝혀야 한다’고 답한 것은 부당하다”며 “임 부장이 자성의 기록을 남기겠다고 하면서 열거한 여러 사건과 관련해 수사 경위와 경과, 사실관계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있는지 강한 의문을 가진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이들도 그렇겠지만 난 내 동료들이 저지른 잘못을 감쌀 생각이 전혀 없다. 모든 검사가 완전무결할 것을 기대하는 국민들께 실망 드린 것에 대해 죄송하지만 그런 윤리적 측면을 넘어 법적으로 책임질 생각도 방법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건 자체와 수사의 구체적 경위를 모르는 제가 SNS나 언론을 통해 과거 검사 일부가 잘못한 것에 대해 반성한다는 표현을 하는 게 허용되는지 의문”이라며 “왜냐면 저는 정치인이 아닌 검사기 때문이다. 언행이 검사답지 않은 검사들을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요즘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박 지청장의 글에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편 추미애 장관의 검찰개혁 방향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낸 최재만(36기) 춘천지검 검사의 글에는 댓글이 300개가 넘었다. 최 검사의 글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추 장관은 “커밍아웃해주면 좋다”고 하자 검사들은 “나도 커밍아웃하겠다”며 댓글 달기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