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정책

회삿돈으로 20억대 골프빌리지 취득해 사용한 사주…자녀 유학비까지

국세청, 불공정탈세 혐의자 38명 세무조사 착수

기업자금 유용해 호화 사치품 구입, 골드바 증여

골프장 법인세 및 사주 증여세 탈루 혐의도

노정석 국세청 조사국장이 4일 불공정 탈세 혐의자 38명 세무조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국세청노정석 국세청 조사국장이 4일 불공정 탈세 혐의자 38명 세무조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국세청



#A회사는 사업과 직접 관련 없는 20억원대 최고급 골프빌리지를 취득한 후 사주 가족이 독점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했다. 또 실제 사업 지속여부가 불분명한 자본잠식 상태의 해외현지법인 B에 대여금 명목으로 자금을 유출한 뒤 사주 자녀의 유학비와 체재비에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관련해 사주가 자녀유학비 지원 목적으로 외화송금을 한 사례는 전무하다. 이에 과세당국은 최고급 골프빌리지의 사적사용 및 기업자금 유출혐의 등을 엄정하게 조사하고 나섰다.

#최근 유례 없는 호황을 누리는 C골프장은 그린피 현금결제 고객들에게 현금영수증 발급을 최소화해 현금매출을 누락했다. 또 자재 거짓 매입과 일용급여 허위계상 등 코스 관리비를 과다지출 하는 한편, 해외 장기체류 중인 사주 가족의 인건비까지 허위 계상했다. 사주D는 비상장주식을 명의신탁·저가양도를 통해 자녀에게 편법 증여한 혐의도 있어 골프장 법인세 및 사주 증여세 탈루 혐의점 등을 집중 조사받게 됐다.

#사주 지배업체 D사는 사주자녀 지배회사 E사에 고단가 일감을 몰아주는 거래 가운데 역할 없는 페이퍼컴퍼니를 끼워 넣어 일감몰아주기 증여세를 회피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4일 기업자금 사적유용, 호황 현금 탈세, 반칙 특권 탈세 등 불공정 탈세 혐의자 38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자들은 평균적으로 112억원(개인)에서 1,886억원(법인)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5만원권 환수율은 지난해 60.1%에서 올해 8월 29.6%까지 떨어졌고, KRX한국거래소에서의 금 거래량은 지난 2018년 4,709㎏에서 올해 1만7,995㎏으로 급증하는 등 현금과 골드바 거래를 통한 음성적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하는 고질적 행태도 지속된다고 국세청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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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자금을 사적 유용한 13건의 경우 기업자금을 유학비용이나 호화 사치품 구입에 쓰는 것에서부터 자녀회사 지원, 위장계열사를 통한 유출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편법적 수단을 동원했다. 또 법인카드를 고급호텔, 유흥주점, 해외경비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근무 여부가 불분명한 사주 가족에 고액 급여를 지급하고, 골드바를 통해 편법적으로 세금을 탈루하는 행태도 포착됐다. 기업의 업무와 무관한 해외 소재 고급별장(10억원대)을 구입하거나 호화 와인보관소 및 별장을 신축해 사주 가족이 무상사용 하기도 했다.

현금 탈세 사례는 국내 골프 호황으로 소득이 대폭 증가한 사업자, 유명세로 고소득을 올리면서 고액부동산을 취득한 유명인사 등의 편법 탈세가 대표적이다. 특히 공직경력 전문 자격사, 의료분야 전문직 등 우월적 지위를 가진 사업자의 은밀한 현금거래를 통한 탈세 혐의도 파악됐다.

이와 함께 개발사업 및 경영 계획 등 미공개 정보 이용, 일감몰아주기 규정 악용 등을 통해 세금 부담 없이 부와 경영권을 승계하려는 움직임도 잡혔다.

국세청은 기업자금 사적유용, 음성적 현금거래 등 반사회적 탈세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탈세 혐의자 뿐만 아니라 사주 가족 및 관련 기업까지 철저히 검증할 예정이다. 노정석 국세청 조사국장은 “조사과정에서 증빙자료의 조작, 차명계좌의 이용 등 고의적으로 세금을 포탈한 행위가 확인되는 경우에는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 조치하는 등 엄정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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