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축하하기 위해 올린 글에 ‘트럼프 재선’이라는 문구가 발견돼 빈축을 사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존슨 총리가 지난 8일 트위터에 올린 바이든 당선 축하 메시지의 배경을 보면 ‘조 바이든’이란 문구 위에는 ‘트럼프’ 라고,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며 나는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는 문구 위에는 ‘두 번째 임기(second term)’라고 희미하게 쓰여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은 한 정치 블로거가 해당 글의 밝기와 색상을 조정해 본 결과 알려졌다.
영국 정부는 기술적 결함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미국 대선이 박빙이어서 결과가 나오기 전에 두 종류의 메시지를 준비했었다”며 “기술적 결함으로 다른 메시지 일부가 그래픽의 배경에 박혀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지 언론들은 외교적 결례라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새로운 메시지를 만들기보다, 기존에 준비했던 이미지를 바꾸기만 한 영국 정부의 조처가 당혹스럽다”며 “바이든 당선인이 주요 경합 주에서 승리했다는 사실이 이미 확실해진 뒤에도 존슨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여전히 대비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영국 더타임스 역시 영국 정부가 망신을 당하게 됐다며 존슨 총리와 바이든 당선인 간 미지근한 관계가 더욱 위험에 처할 우려가 커졌다고 밝혔다.
앞서 존슨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존슨 총리의 리더십에 대해 지지를 보냈고, 존슨 총리를 ‘영국의 트럼프’라고 호칭하기도 했다. 존슨 총리는 바이든 당선인과는 개인적으로 만난 적이 없지만,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9월 영국이 유럽연합(EU)과 맺은 탈퇴협정을 무력화하려고 하자 우려의 뜻을 나타낸 바 있다.
존슨 총리는 앞서 지난 8일 트윗에서 “바이든의 당선과 카멀라 해리스의 역사적 성취를 축하한다”면서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동맹이다. 기후변화에서 무역, 안보에 이르기까지 공유된 우선순위에 관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