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두고 국내외 대표 분석기관의 예측이 엇갈렸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4%포인트 낮춘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시장 전망치보다 0.4%포인트 높은 수치를 내놓았다.
골드만삭스는 12일 발표한 2021년 한국·대만 전망보고서에서 내년도 우리나라 성장률을 3.6%로 전망하고, 코스피 목표치를 2,800으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개선과 무역 갈등 완화로 한국과 대만의 경제 활동이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며 “내년 대외 수요가 한국 GDP 성장률의 60%가량 기여하면서 내년 성장률 시장 전망치 3.2%를 웃도는 3.6%로 전망한다”고 했다.
골드만삭스는 민간소비도 내년 3.5% 증가하는 등 회복될 것으로 봤다. 폭넓은 정책 지원에 따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안정화가 내수 반등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다자주의가 지역 공급망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수출 확대로 이어지면서 중국에서 한국 기술제품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KDI는 지난 11일 ‘2020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내년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년 성장률도 3.5%에서 3.1%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도 상품 수출의 개선에도 내수 회복이 제한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더 큰 정부를 지향하는 미국 민주당의 성향상 바이든 당선인이 재정지출을 늘릴 수 있겠지만 법인세나 고소득층에 대한 세금도 올리겠다고 공약했다”며 “상방 요인과 하방 요인이 공존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