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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팁] 국내 간암 80%, B형간염 탓...40대 고위험군 정기검진 필수

환자 3명 중 1명은 특이증세 없어

40대 B형·C형간염 보균자라면

6개월마다 복부초음파·CT 받아야

간암은 국내 발병률 6위 암이지만 연간 사망자 수는 폐암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치명적인 암이다. 2013~2017년 발생한 간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35.6%로 위암(76.5%), 대장암(75%)의 절반에 못 미친다. 이런 간암을 예방하려면 발병 요인 등 질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대비해야 한다.

간암의 대표적 요인은 B형·C형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만성 간질환. 두 바이러스에 의해 간염이 만성화되는 비율은 55~85%나 된다. 간염이 심하면 간경변증이 일어나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간암 부위를 치료해도 5년 안에 다른 부위에 암이 생기는 재발률이 50% 안팎으로 높은 것도 문제다. 전 세계 간암의 약 절반, 국내 간암의 70~80%는 B형간염에서 비롯됐다. 이밖에도 음주는 간암 위험을 2.6배, 비만은 1.9배, 당뇨병은 3.7배까지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B형·C형간염 환자가 술을 마시거나 비만·당뇨병이 있다면 간암 발병 위험은 훨씬 높아진다.







간암 환자는 흔히 상복부 불쾌감이나 통증을 호소한다. 초기에는 명치 끝이 아프거나 오른쪽 갈비뼈 아래의 윗배에 덩어리가 만져질 수 있다. 전신 쇠약감, 식욕 저하, 복부 팽만감이나 복수(腹水), 위장 출혈 등도 주요 증상으로 꼽힌다. 평소 간경변 등을 앓는 간질환자가 뚜렷한 이유 없이 체중이 감소하거나 황달이 심해진다면 간암을 의심해볼 수 있다.

다만 전체 환자 3명 중 1명 이상은 간의 기능이 상당히 저하된 상황에서도 별다른 증세를 보이지 않는다. 손상에 대비해 예비 기능을 비축하는 간의 특성 때문이다. 간암이 ‘침묵의 암’으로 알려진 이유다.


치료는 진행 시기에 따라 다르다. 진행 시기는 환자의 연령, 동반질환, 심폐 기능, 종양의 크기·개수, 간 기능 상태, 혈관·담관 침범 정도 등에 따라 분류된다. 간암 초기에는 완치를 목표로 암세포가 있는 부위를 잘라내는 수술(간절제술)이나 고주파열로 태우는 고주파열치료 등 국소치료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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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또는 진행 중인 간암은 간절제술을 하기 어려운데 적합한 공여자만 있다면 간이식도 좋은 선택이다. 간이식을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은 70% 이상으로 전체 간암 환자의 2배나 된다. 반면 5년 재발률은 15% 미만으로 전체 간암 환자의 3분의1을 밑돈다. 국내의 경우 살아있는 사람의 간 일부를 이식(생체간이식)하는 비율이 80%로 외국에 비해 높은 편이며 5년 생존율도 85%에 이른다. 최근에는 공여자에게서 생체간 일부를 떼내거나 환자에게 이식할 때 개복수술에 비해 복부절개·흉터를 줄이고 회복이 빠른 로봇·복강경수술을 적용해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

조재영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조재영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수술법이 발전하고 있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바쁜 일상과 만성 피로, 각종 스트레스, 서구화된 식습관과 잦은 음주 등 간암 위험인자를 안고 생활하는 분들이 많다.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는 간암 특성상 수술하기 어려운 단계로 진행된 이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간암을 예방하려면 금주·금연하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면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당질·비타민·무기질은 충분히, 단백질·지방은 적당량만 섭취하도록 신경 쓰고 생약·한약재와 잘 알려지지 않은 건강식품은 피하는 게 좋다. 만성 간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약한 약물로도 간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약물 사용을 피해야 한다. 감기·치과질환 등으로 치료를 받을 때는 의료진 상담을 통해 독성이 적은 약물을 선택한다.

주기적인 검진 역시 중요하다. 예방에 힘써도 간암이 발생할 확률은 항상 존재하며 빨리 발견할수록 치료에 유리하다. 따라서 6개월마다 복부초음파 또는 컴퓨터단층촬영(CT)·혈액검사를 받는 게 좋다. 특히 40세 이상이면서 B형·C형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라면 간암 고위험군이므로 정기 검진을 권장한다. /조재영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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