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가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세계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16일(현지시간)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8년간의 협상 끝에 어제 RCEP이 순조롭게 체결됐다”며 “세계에서 규모와 잠재력이 가장 크고, 구성원이 다양한 FTA가 만들어졌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이어 “RCEP은 역내 경제 일체화의 중요한 이정표”라며 “지역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중국이 주도해 체결된 RCEP은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15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RCEP이 체결되며 논의 시작 8년 만에 아시아태평양 일대의 거대 경제공동체가 출범하게 됐다. 한국과 중국, 일본이 함께 맺은 첫 번째 단일 FTA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과 인구의 30%를 무대로 한 26조2,000억 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FTA 시장이 열리게 된다.
RCEP 체결 후 미국의 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재가입 여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가 만들었던 TPP를 탈퇴했다. 이렇게 FTA 시장에서 미국의 입지가 타격을 입는 사이에 중국은 동남아시아와 한국, 일본과 손을 잡고 RCEP 체결을 주도해왔다. 뉴욕타임스(NYT)는 RCEP에 대해 “중국이 이웃 국가들과 더 가까워진 경제 협력을 맺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워싱턴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다고 해도 보호무역주의 기조 자체를 뒤엎지는 않으리라고 전망돼 미국의 TPP 재가입은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공산이 크다.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유세 당시 미국 제품 구매에 대규모 정부 예산을 투입하는 보호주의 정책을 공약으로 내거는 등 보호주의 기조를 일정 부분 이어가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에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바이든 새 정부가 출범해도 미국의 보호주의 압력이 강해 미국의 TPP 조기 복귀를 기대하기가 어렵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