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지휘권 행사 및 감찰을 비판한 평검사를 저격하는 듯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페이스북 글을 두고 평검사들이 비판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 검찰을 자성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던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부장검사·연수원 30기)이 “저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검찰 간부들로 인해 중앙지검 검사직무대리 발령조차 나지 않는 난처한 처지”라고 상황을 전했다.
임 부장검사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제가 ‘제 식구 감싸기’를 결코 하지 않으리란 걸 대검 수뇌부는 잘 알고 있다”면서 “감찰 조사 말고 정책 연구에 전념하길 원한다는 의중이 전달되고 ‘불공정 우려’ 등을 이유로 중앙지검 검사직무대리 발령이 계속 보류되고 있다”면서 이렇게 적었다.
그러면서 임 부장검사는 자신의 글에 유튜브 링크를 함께 올린 뒤 “오늘 공개된 호루라기 재단의 유튜브 영상은 대검 부임 직전에 인터뷰한 것”이라면서 “당초의 포부와 계획이 틀어져 인터뷰 두 달 뒤 이 영상을 보고 있으려니 더딘 나날에 민망하고 죄송할 따름”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임 부장검사는 또한 “언제나 그랬듯 검찰이 어수선하고 제 의견이 궁금하여 제 담벼락을 다녀가시는 분들이 많을 듯 하다”면서 “저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검찰 간부들로 인해 당연한 중앙지검 검사직무대리 발령조차 아직 나지 않는 난처한 처지라 부득이 언행을 극도로 아끼는 중이라 널리 양해를 구한다”고도 썼다.
아울러 임 부장검사는 “제 업무와 문제 제기, 검찰 내부에서 이런 저런 봉변을 당한 동료들의 고민 상담만으로도 벅찬 저로서는 다른 기관에서 고초를 겪고 있는 내부고발자들까지 도울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덧붙여 임 부장검사는 “대검 뒷마당 구석에 ‘해치상(??像)’이 있다. 원래는 대검 로비에 있었는데, 김태정 장관, 신승남 총장이 연이어 구속되는 등 흉흉한 일이 계속되자, 대검은 해치상 뿔 방향을 바꿔보다가 결국 청사 밖으로 쫓아냈다”고 전했다.
그는 더불어 “해치상은 내쫓겼지만, 저는 쫓겨나지 않았고 결국 청사 안으로 들어왔다”면서 “고생스럽더라도 단단히 다져가며 계속 가보겠다”면서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9월10일 임 부장검사를 울산지검 부장검사에서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으로 발령냈다.
당시 검찰 아팎에서는 특정 검사만 특정 보직을 지정해 이른바 ‘원포인트’ 인사를 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