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락다운에 폭등했던 달러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천문학적인 부양책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돈풀기, 미국 이외의 국가들의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 때문인데요. 특히 코로나19 백신은 이 같은 추세를 강화할 것이라는 얘기가 많습니다. 앞서 투자은행(IB)들도 달러화 약세를 점쳤지요. 그럼 달러화 약세가 될 경우 미국 주식은 어떻게 될까요.
코로나 백신 출시 주요국 경제성장 이끌어...달러화 가치 더 떨어뜨린다
여기에 코로나19 백신이 나오면 다른 국가들의 성장률이 더 빠르게 회복될 수 있는데요. 씨티그룹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라 세계 국내총생산(GDP)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미국이 누려왔던 상대적 성장 우위가 퇴색할 것이며 이는 달러가치 하락에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백신은 미국 경제에도 긍정적 효과지만 다른 나라의 경제도 활성화시킬 것이고 그 폭이 더 클 수 있다는 얘기죠.
마크 해펠레 UBS의 글로벌 웰스 최고투자책임자(CIO)의 생각도 비슷합니다. 그는 “2021년에 달러화는 더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는데요. 헤펠레 CIO는 올해 연준이 제로수준으로 금리를 낮추면서 미국과 독일의 국채금리 차이가 줄어들었다는 점도 달러화에 대한 인기가 감소하는 이유라고 전했습니다. 10년 만기 미 국채와 독일 정부의 10년물 채권의 금리차이는 2018년 1월 2.1%포인트였지만 지금은 1.5%포인트 수준이라는 것이죠.
실제 월가에서는 내년에 추가 달러 약세를 전망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씨티는 달러화가 내년에 추가로 20% 하락할 수 있다고 봤고 골드만삭스는 6%, ING는 10% 추가 하락을 각각 예상하고 있습니다. 크리스티안 뮬러-글리스먼 골드만삭스 자산전략가는 “달러화가 상당히 과대 평가돼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죠. 최근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내년 초 더블딥(이중침체)이 오고 달러 폭락이 나타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습니다.
러셀 2,000, 달러 약세 때 상대적으로 강세...통화, 여러 변수 가운데 하나
여기 사례가 있는데요. 지난 2016년 12월1일부터 2018년 3월1일까지 달러화지수는 10%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13% 올랐는데 소형주 지수인 러셀 2000은 22%나 올랐습니다.
1차로는 이해가 어려운데요. 실적 측면에서 생각하면 S&P에 들어가는 대기업들은 해외에서 더 많은 수익을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달러화가 약세라면 달러화 표시 수익은 더 늘어날 수 있는 것이죠. 반면 중소기업들은 미국 내 매출 비중이 높습니다. 또 달러 약세 때는 수입비용이 증가하죠. 거꾸로 대기업은 헤지를 잘 해두어 이에 대한 리스크가 적습니다.
그럼에도 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은 중소기업은 경기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는 게 배런의 분석입니다. 달러화 약세가 중소기업에 부정적이기는 하지만 통화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여러 변수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말입니다. 물론 미국 주식을 갖고 있는 국내 투자자라면 달러 강세가 좋겠지요.
성장주의 경우 달러화 약세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스티펠의 기관주식 전략 헤드인 배리 배니스터는 “1995년 이래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성장주의 실적도 하락했다”고 전했습니다.
모건스탠리, "애플, 테슬라 내년에도 지속성장"
그 결과 모건스탠리는 아마존과 알파벳, 애플, 테슬라 등을 꼽았는데요. 우선 아마존은 전자상거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기고 알파벳은 디지털 분야의 광고가 전통 매체를 추월하면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애플은 5세대(G)에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봤는데요. 테슬라의 경우 전기차 제조와 배터리, 자율주행차 분야에서의 리더십을 주목할 만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