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美비건 "北, 외교 재개 강력 촉구... 싱가포르 정상합의가 나아갈 길"

'고별방한'서 공개 강연... "외교가 유일한 방법"

이인영·박지원 등 회동...11일 강경화와 만찬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 /연합뉴스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 /연합뉴스



한국을 방문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공개 강연에서 북한이 내년 1월로 예상되는 북한의 8차 노동당대회를 기점으로 북미 외교를 재개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촉구했다. 1차 북미정상회담인 2018년 6월 싱가포르 합의의 잠재력은 살아 있고 그것이 북한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비건 부장관은 10일 아산정책연구원 초청에 따라 ‘미국과 한반도의 미래’를 주제로 진행한 강연에서 “합의 내용을 진전시키는 데는 실패했지만 싱가포르 정상합의의 잠재력은 여전히 살아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비건 부장관은 “지난 2년간 후퇴, 실망, 놓친 기회들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공유한 한반도를 위한 비전이 가능하다고 믿으며 우리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도 “안타깝게도 북한의 카운트파트는 지난 2년간 너무 많은 기회를 낭비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외교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확신한다”며 북한 노동당대회를 거론한 뒤 “북한이 지금부터 그때까지의 시간을 외교를 재개하기 위한 방향을 설정하는 데 사용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역설했다.


비건 부장관은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도 “북한이 말하는 통일은 어떤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싱가포르 공동성명이 우리의 나아갈 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대해서는 “완전한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양측이 서로에 대해 배울 기회였다”며 “지속적으로 실무적 논의를 하지 않는 한 합의를 도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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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부장관은 이날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조찬을 한 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청와대 국가안보실 고위 당국자와 잇따라 회동했다. 저녁에는 방한 때마다 즐겨 찾은 식당에서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닭 한 마리’ 만찬을 나눈다. 이 장관은 “한미 간 긴밀한 정책 조율과 공조를 바탕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에 있어 실질적 진전을 이루어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고, 비건 부장관은 “인도주의 협력을 포함한 남북협력을 강력하게 지지하며 북한에 대한 기회의 창은 여전히 열려있다”고 화답했다.

지난 8일 한국에 도착한 비건 부장관은 11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만찬을 끝으로 방한 일정을 마무리한 뒤 12일 오전 출국한다. 조 바이든 미국 새 행정부의 출범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 이뤄진 만큼 이번 방한은 ‘고별 방문’ 성격이 강하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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