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동향

[다음 주 증시전망] 신기록 연일 갈아치우는 코스피...내친김에 2,800선도 뚫나

코스피 2,770선으로 주간 증시 마감

개인 2.3조 순매수하며 시장 하방 지지

경기민감주 주도의 강세 이어질 가능성

누적된 상승으로 숨고르기 장세 될 수도

FOMC 결과 등 따라 변동성은 유의해야

증권사 코스피 예상 밴드 2,670~2,800

코스피가 사상 최고를 경신한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 연합뉴스코스피가 사상 최고를 경신한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 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주 들어서만 코스피 지수는 사상 최고(종가 기준) 기록을 세 차례나 갈아치웠다. 영국을 시작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자 내년 경기 개선에 대한 낙관론과 국내 기업의 이익 개선 회복 등이 주식시장에 반영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내년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다음 주 2,800 문턱을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만 최근의 시장의 상승세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빠른 만큼 일시적 숨 고르기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기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순환매 양상이 나타나는 만큼 그간 소외됐던 종목을 중심으로 대응하면서도 글로벌 주요 경제 이벤트 등에도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런던의 한 병원에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지켜보고 있다. / 연합뉴스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런던의 한 병원에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지켜보고 있다. / 연합뉴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11일 2,770.06을 기록하면서 주간 장을 마감했다. 한 주 간 지수는 1.41% 상승했다. 장중 2,800포인트를 넘어서는 장세를 연출하기도 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 약세가 계속되면서 전반적으로 신흥국 자산에 관심이 커진 가운데 영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해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주가지수의 선물·옵션, 개별 주식의 선물·옵션 등의 만기일이 동시에 돌아오는 이른바 ‘네 마녀의 날’이 있었지만 그 고비도 잘 넘겼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강세장은 개인이 주도했다. 실제 개인은 이번 주 코스피 시장에서만 약 2조3,000억 원 규모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된다. 반면 외국인은 2조4,000억 원 순매도했고 기관도 239억 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지난달 외국인이 4조9,000억 원 규모를 사들이고 개인이 2조7,000억 원 팔던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가 나타나는 분위기다. 이런 개인은 삼성전자(005930)(1조 2,594억 원), 삼성전자우(005935)(4,511억 원), SK하이닉스(000660)(4,484억 원), 현대차(2,753억 원) 등을 많이 담았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11월 상승장을 활용해 매도에 집중하던 개인 투자자는 12월 2조원에 가까운 매수세를 보이며 증시 방어의 최전선에 위치해 있다”며 “과거와 달리 중소형주에 매달리지 않고 대형주 선호가 강화됐다는 사실은 개인 투자자의 인덱스 영향력이 더 높아졌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기구가 제약사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FDA에 권고하는 내용의 뉴스가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1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기구가 제약사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FDA에 권고하는 내용의 뉴스가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개인의 매수력이 지속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Buy Korea’ 행보였던 외국인이 ‘Bye Korea’로 돌아서는 것 아닌지에 대해서도 시장 참가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의 매도는 일시적 이익 실현이라고 진단한다. 또 시중 저금리와 60조 원을 넘어서는 투자자 예탁금 규모 등을 따지면 개인의 매수 여력은 아직 충분히 남았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서정훈 연구원은 “예탁금은 물론 투자 예비자금 성격이 강한 CMA 잔고도 역대 최고 수위까지 올라왔다”며 “외국인의 경우 차익 실현에 집중하는 양상이지만 달러 약세 구도와 이로 인한 리플레이션 기대감을 감안한다면 국내 증시에 대한 선호를 이어갈 확률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또 국내 증시의 외국인 비중이 약 32% 수준으로 연초 고점 대비 3% 가량 낮다는 점, 한국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가 글로벌 내에서도 빠른 회복세를 보인다는 점 등도 외국인의 한국 선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국내 한 반도체 공장에서 직원들이 걸어가고 있다./서울경제DB국내 한 반도체 공장에서 직원들이 걸어가고 있다./서울경제DB


이는 다음 주에도 국내 증시가 상승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경제 정상화 기대도 강해지고 있고 동시에 자산가격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달러화도 약세를 이어가 글로벌 증시 전반에 풍부한 유동성이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이라며 “두 변수에 특이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한 시장은 좀 더 위로 이동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이 세계 최초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대량 접종을 시작한 8일(현지시간) 버니스 와이너(82)씨가 런던 한 병원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뒤 백신 접종 기록 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AP연합뉴스영국이 세계 최초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대량 접종을 시작한 8일(현지시간) 버니스 와이너(82)씨가 런던 한 병원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뒤 백신 접종 기록 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AP연합뉴스


다만 국내 증시의 순환매 장세가 빠르게 돌아가는 만큼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업종 위주로 대응해 나가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김 연구원은 “지수상승을 이끈 반도체, 철강, 조선, 화학의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다만 단기에 달린 경향이 있어 상승세는 약해질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소외된 업종들의 키 맞추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은행, 보험 등 금융주는 시클리컬 업종 중 가격 부담이 없고 연말 배당 기대감을 시세에 미리 반영해 움직일 수 있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까닭에 관심을 가져도 괜찮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코스피가 하락으로 마감한 지난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 연합뉴스코스피가 하락으로 마감한 지난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 연합뉴스


반면 높아진 지수 레벨만큼 상승에 대한 피로감도 누적돼 쉬어가는 주간이 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이에 다소 대내외적 변수들을 확인해나가면서 일종의 관망의 포지션을 취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차주 국내 증시는 숨 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실물경기와 금융시장의 괴리를 좁힐 수 있는 정책 모멘텀 부재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백신 유통 기대감이 선반영된 가운데 미국의 재정부양 정책 통과 여부가 연말까지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 AP연합뉴스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 AP연합뉴스


미국의 경제 이벤트에 주목해야 한다는 진단도 적지 않다. 15~16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추가 부양책 협상 등이 대표적으로 이들 결과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영란은행과 일본은행의 정책회의도 오는 17일·18일 예정돼 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연준의 추가 부양책을 기대하고 있으나 예상에 못 미치는 정책 변화를 단행할 경우 시장의 단기 불안을 유발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중기적인 상승세는 유효하지만 단기 이벤트들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차주에는 관망 스탠스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국내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밴드는 △한국투자증권 2,720~2,800 △NH투자증권 2,700~2,800 △케이프투자증권 2,670~2,770 △하나금융투자 2,700~2,770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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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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