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후임 인선까지 직무수행…내년초 검찰인사도 흔드나

사의 표명 뒤 하루 연가를 냈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8일 출근해 업무를 재개했다. 추 장관은 후임 장관의 인선까지 직무를 수행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관련 업무를 마무리하고 내년 인사까지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 장관은 이날 오전 9시 31분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에 모습을 보였다. 추 장관은 취재진이 사의 표명 이유와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 처분 불복 소송에 대한 입장을 물었으나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추 장관은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을 제청한 뒤 사의를 표했고 그 다음 날인 17일에는 하루 연가를 냈다. 추 장관은 후임 장관 인선이 완료될 때까지 정상 업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리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선 초대 공수처장 후보 2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선 추 장관이 내년 1월로 예상되는 공수처 출범에 맞춰 파견 검사 인사와 검찰 고위 간부 인사까지 단행하고 떠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온다. 법무부는 전날 140차 검찰인사위원회를 열어 2021년도 신규검사 선발 안건을 심의하면서 내년 2월 1일자로 일반검사 정기 인사를 단행한다는 계획을 공지했다.

일반검사 인사 발표가 1월 하순인 만큼 이에 앞서 고위 간부급 인사는 예년처럼 1월 초나 중순에 이뤄질 전망이다. 후임 장관의 인사청문회 일정이 늦어진다면 고위 간부급 인사는 추 장관이 단행하고, 이 경우 막판 물갈이 인사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검찰 안팎에선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와 직무배제를 재고해달라고 공식 입장을 냈던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를 비롯해 비판 성명에 이름을 올린 간부들이 교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 차장검사는 법무부 검찰국장을 지내다 지난 8월 인사에서 고검장으로 승진해 한때 추 장관 라인으로 분류됐지만 이번 사태를 겪으며 윤 총장 쪽으로 노선을 정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조 차장은 법무부가 ‘판사 사찰 의혹 문건’과 관련해 윤 총장을 수사의뢰한 사건 등을 서울고검에 배당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중재 능력이 뛰어난 조 차장이 검찰의 내홍을 수습하는 역할을 계속 맡을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있다.



한동훈 검사장을 독직폭행한 혐의로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를 재판에 넘긴 조상철 서울고검장,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을 지휘 중인 이두봉 대전지검장 등의 교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윤 총장 측은 전날 서울행정법원에 징계 처분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하면서 “총장 부재로 1월 인사 시에 수사팀이 공중분해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의결에 참여한 이용구 법무부 차관은 이날 출근길에서 윤 총장의 불복 소송에 대해 “징계받은 사람으로서 정당한 권리행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