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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맞은 옷 입은 '암행어사' 출발부터 시원시원하네 [SE★VIEW]




‘청춘 사극’이라는 스토리와 ‘암행어사’ 소재로 딱 알맞은 출발이었다.

21일 첫 방송된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암행어사: 조선비밀수사단’(연출 김정민 / 극본 박성훈, 강민선)이 5%(닐슨코리아/전국)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펜트하우스’의 우세 속에서도 기지개를 폈다.


방송 초반에는 홍문관 부수찬 성이겸(김명수)이 암행어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항애했다. 한 고을에 암행을 나선 박철규(김승수)가 어사출두 과정에서 의문의 남성들에게 살해된 가운데, 해당 고을과 인맥 없는 새 어사를 고민하던 중 장원으로 급제한 과거와는 달리 궁에 음서를 풀고 도박을 하는 등 추태를 부리던 성이겸이 도승지 장태승(안내상)의 눈에 들어왔다.

파트너가 될 기녀 홍다인(권나라)과의 만남도 극적이었다. 홍다인에게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으면 자결하겠다고 난동을 피우던 남성을 제압한 성이겸은 그녀가 자신을 놀린다고 생각하고 영의정 김병근(손병호)이 대작하는 방까지 쳐들어가는 호기를 보였다. 급하게 상황을 무마한 그는 술에 취해 대신들 앞에서 춤을 추며 코믹한 모습을 연출했다.



사실 홍다인은 기녀가 아닌 작전 수행중인 다모였다. 장태승의 지시로 김병근의 뒤를 캐던 그는 허락 없이 고위직 관료들을 뒷조사하다가 발각돼 졸지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 궁에서 투전판을 벌이던 성이겸 역시 장태승에게 적발돼 의금부로 호송된 뒤 왕을 마주하고 마패를 건네받는다.


첫 부임지로 떠나는 배경도 유쾌한 흐름이 이어졌다. 성이겸과 박춘삼(이이경)은 먼저 약속된 장소에서 기다렸으나, 쫓기던 홍다인은 남장을 한 채 달려와 이들 일행에 합류했다. 이를 본 사병들이 그들을 쫓기 시작하면서 긴박한 순간 2화로 바통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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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사극을 표방하면서 최근 시청률면에서 부진한 청춘드라마의 뒤를 밟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는 접어도 될 듯 하다. 초반 부패 관리로 등장한 최종원과 의문사를 당한 어사 역의 김승수가 긴장감을 꽉 틀어쥐는데 성공했고, 주연 배우들의 에피소드는 부드럽게 풀려나갔다.

다만 클리셰(진부한 설정)에 대한 우려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왕년에는 천재였으나 현재는 도박하고 춘화를 내다 파는 등 활력을 잃은 성이겸, 황진이의 미모에 논개의 기백까지 갖춘 홍다인은 뒤로 어떤 사건을 쫓고 있고, 박춘삼은 ‘방자’ 스타일, 최고 권력자인 악당과 그 옆에는 열등감 넘치는 무관 아들 등 여러번 본 듯한 캐릭터가 한가득이다.

눈에 익은 인물들이 예측가능한 움직임을 보이는 이상 앞으로의 승부는 ‘재미’에 달려있다고 봐야 한다. 암행어사를 다룬 작품인 만큼 필수적인 추적·수사, ‘박문수전’ 등에서 볼 수 있는 명쾌함, “암행어사 출두요” 하는 순간 속이 뻥 뚫리는 듯한 통쾌함을 어떻게 엮어 풀어낼지 기대된다. 초반 SBS ‘펜트하우스’와 맞붙는 점은 아쉽지만, 스토리에 힘을 받는 중반 이후까지 재미와 추리를 적절히 유지한다면 승부수를 던져볼만 하다.

제작진은 바르고 강직한 선비였던 성이겸이 타락한 이유, 암행어사로 부임한 그가 나라의 기강을 바로잡는 동시에 개과천선까지 할 수 있을지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과연 악다구니 가득하지만 욕하는 재미로 시청자들을 빨아들이는 ‘펜트하우스’에 맞서 초반 입지를 굳힐 수 있을지 눈여겨 볼 만 하다.

한편 KBS2 월화드라마 ‘암행어사’는 22일 오후 9시 30분에 2회가 방송된다.

김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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