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백신 접종 계획이 뒤처지고 있다고 질타하며 내년 1월 취임하면 하루 백신 접종 건수를 100만 건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29일(현지 시간)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행정부의 백신 배포 계획이 “훨씬 늦어지고 있다”며 “백신을 배포하고 접종하려는 노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년 1월 20일 취임 이후 첫 100일간 1억 회분의 백신 접종을 완료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약속대로라면 하루 100만 회의 백신 접종이 이뤄져야 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9시 기준 1차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212만 7,143만 명이다. 미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된 날(14일)을 고려해 단순 계산하면 하루에 약 15만 명이 백신을 맞은 셈이다. 바이든 당선인의 목표가 이뤄지려면 접종 속도를 현재보다 6배 이상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바이든 당선인은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발동하겠다고 밝혔다. 민간 기업을 동원해 백신 분배와 재고 관리에 힘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아울러 집단면역이 형성되기 전까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취임 후 첫 100일간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학교 정상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 확대가 필요하다며 의회가 추가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신 개발 및 보급을 지원하는 ‘초고속작전(Operation Warp Speed)’의 마이클 프랫 대변인은 “데이터 보고가 늦어져 백신 접종 건수가 실제보다 적게 집계됐다”고 반발했다. 이어 “미국이 확보한 약 4,000만 회분의 백신 중 2,000만 회분이 연내 1차 접종을 위해 할당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이날 워싱턴DC의 유나이티드 의료센터에서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공개 접종했다. 해리스 당선인은 백신 접종이 끝나자마자 “정말 간단하다. 거의 아무런 느낌도 나지 않았다”며 크게 웃었다. 또 “모든 이들이 백신을 접종하도록 권장하고 싶다”며 “백신 접종은 여러분과 가족·공동체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