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KBS 사장은 4일 2021년 신년사에서 “수신료의 가치를 더욱 높이며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겠다”며 이달 중 이사회에 관련 안건을 상정하는 등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수신료 인상 움직임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중적 거부감이 여전히 거센데다 수신료를 올릴 정도로 KBS에 대한 신뢰도가 형성됐는지에 대한 의문도 여전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양 사장은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하며 “이달 중 공적 책무 강화 및 수신료 현실화 방안을 이사회에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수신료 현실화에 대해 “오랜 숙원이자 가야만 하는 길”이라며 “올해도 외부 여건이 매우 험난하지만 이 과정을 거쳐야 질적으로 큰 변화와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 사장은 해외에 거주 중인 시청자로부터 손편지와 100달러짜리 지폐 두 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200달러는 수신료 100달분, 8년 치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BBC 수신료로는 1년 치에 해당한다. 그는 “볼 때마다 수신료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고 용기를 얻는다”고 덧붙였다. KBS는 지난해 7년 만에 수신료 현실화를 주장하면서 인상안의 이사회 상정과 공청회 개최 등을 준비해왔다. 지난달 이사회에 수신료 인상안을 상정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연기한 바 있다.
양 사장은 “지난해 당기순익은 균형이 예상되며 사업 손익의 경우 적자 폭이 예상보다 300억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하반기 광고시장의 일부 회복세 속에 드라마와 예능의 콘텐츠 경쟁력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난해 언론 수용자 조사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점과 공영미디어연구소의 신뢰도 조사 결과를 들며 자신감을 갖자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KBS의 힘은 신뢰할 수 있는 보도와 강력한 콘텐츠에서 나온다”며 “어떻게 신뢰의 기준이 될지, 재난주관방송사의 역할을 어떻게 다할지, 사회경제적 대전환의 시대 공영방송으로서 공론장의 역할을 할지 고민해 보자”고 말했다. 그는 지난 1년간 수신료의 가치 구현에 얼마나 충실했는지 돌아보며 겸허하게 시청자에게 다가가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