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주요 그룹 총수들은 새해를 맞아 비대면 방식으로 임직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낸 임직원들을 격려하면서 신사업 발굴을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 특히 올해는 공통적으로 고객 중심 경영과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4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담은 디지털 영상 ‘LG 2021 새해 편지’를 통해 “LG가 나아갈 방향은 고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더욱 개인화되고 소비 패턴도 훨씬 빠르게 변하면서 고객 안에 숨겨진 마음을 읽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초세분화를 통한 고객 이해와 공감, 고객 감동을 완성해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일, 고객 감동을 향한 집요함 등을 통한 고객 감동의 가치를 강조했다.
재계 총수들은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발생한 경영 위기를 극복하고 디지털 역량 강화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데 힘쓸 것을 당부했다. ‘2021년 GS 신년 모임’을 온라인으로 개최해 올해 경영 계획을 발표한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디지털 역량 강화와 친환경 경영으로 신사업 발굴에 매진할 것”을 강조했다. 허 회장은 “인공지능(AI), 데이터, 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수 활용은 향후 업무의 필수 요소”라며 “기존 핵심 사업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며, GS가 보유한 유무형 역량을 외부와 협력해 사업을 개선하고 더 키우는 ‘빅 투 비거’를 추진하자”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더 구체적인 신규 사업 확장을 주문했다. 김 회장은 미래 모빌리티, 항공 우주, 그린 수소에너지, 디지털 금융 솔루션 등 산업을 거론하며 “혁신의 속도를 높여 K방산·K에너지·K금융과 같은 분야의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재계의 화두인 ESG 경영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잇따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일 전체 구성원들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기후 변화나 팬데믹 같은 대재난은 사회의 가장 약한 곳을 먼저 무너뜨린다”며 “사회와 공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때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SK의 ‘행복도시락’을 언급하며 “당장 실행 가능한 부분부터 시작해보자”고 제안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도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사회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LS의 미래가 확보된다”고 말했다. 또 현금 창출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신재생에너지·친환경 등 LS의 미래 성장 사업의 성과를 가시적으로 도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직원에게 더 적극적인 경영 참여를 촉구한 총수들도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금까지 우리는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업계를 선도할 정도로 탄탄한 경쟁력을 쌓아왔다고 자부했지만 유례없는 상황에 핵심 역량이 제 기능을 발휘했는지 돌아보자”고 제안했다. 신 회장은 위기 극복을 위한 임직원의 자발적 참여를 요구하며 “주변 위험 요인에 위축되지 말고 각 회사가 가진 장점과 역량을 합쳐 시너지를 만드는 데 집중해 달라”고 말했다.
1일 신년사를 내놓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VOC(Voice of Customer) 경영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VOC 활동은 경영의 가장 기본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두 회사가 단순히 하나로 합쳐진다는 의미를 넘어 대한민국 하늘을 책임지고 있는 양사 임직원들에게 주어진 운명, 시대적 사명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