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를 위해 오는 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을 변경한다.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해 소액주주와 우리사주조합 등의 의결 방향에 따라 인수 향방이 결정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6일 오전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유상증자를 위한 주식 총수 정관 일부 개정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정관 변경은 특별 결의 사안으로 주주총회 참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대한항공이 3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하는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기 위해서는 정관에 규정된 주식 총수 한도를 늘려야 한다. 정관 제5조 2항에 명시된 주식 총수를 2억5,000만주에서 7억주로 변경해야 한다.
지난달 KCGI 측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자금 마련 방안이 위법하다며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통합 절차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산업은행이 한진칼(180640)에 투자한 8,000억원을 대여받아 이중 3,000억원을 아시아나항공 명의 계좌에 인수 계약금으로 예치했다. 대한항공은 법원 기각 결정 직후인 지난달 초부터 아시아나항공의 전반적인 경영 상황에 대한 실사에도 착수했다. 오는 3월 17일 인수통합계획안을 제출하기 전 실사를 끝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국민연금 수탁위가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반대를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변수로 작용할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탁위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미비한 실사 등 절차적인 문제를 표명하며 반대 입장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기존 주주의 권리를 훼손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중요 사안인만큼 원만히 정관변경안이 가결될 수 있도록 임시주주총회 전까지 주주 설득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수 발표 직후 통합 반대 의사를 밝혔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노조에 대한 설득도 상당한 진척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를 반대했던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지난달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과 만나 상생하는 노사 관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도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 등 강경했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