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034730)그룹이 플러그파워 지분 인수로 수소 사업에 든든한 우군을 얻었다. SK는 지난해 말 수소사업추진단을 발족하며 수소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SK는 수소 대량 생산과 밸류체인(생산·유통·공급) 통합 운영, 핵심 기술 확보 등 세 가지를 추진 전략으로 제시했다. 북미 지역 내 수소 지게차 분야에서 독보적 지위에 있는 플러그파워의 최대 주주가 된 SK는 이들이 보유한 기술과 경험을 적극 활용해 국내외 수소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일단 SK가 지분 9.9%를 확보하는 데 무려 1조 6,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은 플러그파워가 가진 수소 관련 기술과 노하우 때문이다. 플러그파워는 차량용연료전지(PEMFC) 기술은 물론 수전해 설비인 전해조, 액화 수소 플랜트와 수소 충전소 건설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수소 사업에 진출하려는 SK로서는 반드시 필요한 핵심 기술을 보유한 셈이다.
기술만 보유한 것이 아니다. 수소 연료를 활용한 지게차 생태계 구축 경험도 있다. 아마존과 월마트 물류 센터에 수소 지게차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며 지금까지 미국 전역에 약 3만 2,000여 대의 수소 지게차를 판매했다. 전 세계 수소자동차 누적 판매량보다도 많다. 월마트에만 북미 지역 물류 센터 37개에 총 9,500대의 지게차를 공급했다. 수소 충전소도 미국에서만 총 90여 개를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에는 미국 전역에 구축된 수소 충전소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대형 트럭 시장에도 진출했다. 이승훈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본부장은 “수소 사업 밸류체인상의 핵심 기술과 경험을 두루 보유한 업체의 지분을 인수했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SK는 플러그파워와의 협력을 통해 아시아 수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수소차 시장이 급성장하는 중국과 베트남에 SK가 구축해놓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규 사업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중국 정부는 2019년 3,000여 대에 불과한 수소차 판매량을 오는 2025년까지 5만 대, 2050년까지 500만 대로 단계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SK의 한 관계자는 “플러그파워와 합작 법인을 설립해 아시아 수소 시장에 공동 진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플러그파워가 갖추고 있는 기술력과 수소 사업 노하우를 활용해 수소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SK는 SK E&S가 들여오는 액화천연가스(LNG) 개질(改質) 등을 통해 2025년부터 연 25만 톤 규모의 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096770)의 100%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 공장에서 발생하는 기체 상태의 부생 수소를 활용해 2023년부터 3만 톤 규모의 액화 수소를 생산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