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블루웨이브' 탄 美 증시도 신기원

"정치 불확실성 해소" 시장 환호

다우 3만1,000 돌파 사상 최고

제로금리·경기부양 등도 긍정적

"국채수익률 상승땐 타격" 지적도

0915A03 다우나스닥



미국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큰 폭으로 올랐다. 조 바이든 당선인의 차기 미국 대통령 취임이 확정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질서 있는 권력 이양을 약속하면서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 따른 것이다. 민주당이 대통령과 상원·하원 모두 장악하는 블루웨이브에 올라탄 미국 증시가 당분간 사상 최고치 탄력을 바탕으로 강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7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1.73포인트(0.69%) 상승한 3만 1,041.1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55.65포인트(1.48%) 뛴 3,803.79에, 나스닥지수는 326.69포인트(2.56%) 급등한 1만 3,067.48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3만 1,000 선을 넘어 마감하고 나스닥은 1만 3,000 선, S&P 500지수는 3,800 선을 각각 돌파했다.


전날 친(親)트럼프 시위대가 민주주의의 상징인 의회를 습격해 바이든 당선인의 최종 당선 확인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지만 시장은 이후 미 의회가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최종 인증하며 정치적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한 점에 주목했다.

민주당이 조지아주 연방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 모두 승리해 2석을 더한 것도 일단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대통령과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민주당이 사실상 다수석을 차지함으로써 단기적으로 대규모 추가 부양이 집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면 중장기적으로 증세와 기업 규제 강화 등 진보 정책을 추진하며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했지만 경기 부양과 인프라 투자가 이를 상쇄할 것이라는 기대가 더 큰 상황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로 금리와 양적완화(QE), 행정부의 경기 부양책 기조가 변함이 없다는 점도 증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르캐피털의 조 파미는 “지난해 투자자들은 연준과 싸우지 말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배웠을 것이며 이는 올해도 적용될 수 있다”면서 “어제의 의회 습격 사태에도 시장이 굳건함을 보여준 이유”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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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경기 회복세와 민주당의 ‘블루웨이브’에 금리가 꿈틀거리는 모습이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연 1.0%를 넘은 데 이어 이날 1.084%로 1.05%도 돌파했다. 경기회복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의 추가적인 돈 풀기와 부채 발행에 인플레이션이 올라가고 이에 따라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작용했다.

금리 상승은 일반적으로 증시에 불리하지만 어느 선까지는 증시에 더 좋은 신호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너선 골럽 크레디트스위스 최고 미국 주식 전략가는 “만약 연말에 국채 금리가 지금보다 0.5%포인트 정도 더 높고 그 과정이 안정적이라면 이는 경제가 건전하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전망을 바탕으로 올해 S&P500 전망치를 4,050에서 4,200으로 상향 조정했다.

반면 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르면 위험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베스포크인베스트먼트그룹의 공동 창업자 폴 힉키는 “국채 수익률은 점차 1.5%나 2%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일단 2%에 가까워지기 시작하면 시장이 이에 대해 우려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골럽 크레디트 스위스 전략가는 금리가 3%가 되면 증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점쳤다.

/뉴욕=김영필특파원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노희영·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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