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 작·연출의 연극 ‘얼음’은 8일 5년 만의 재연 공연을 시작한다. 공연장은 300석 규모의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그러나 판매할 수 있는 티켓은 회차당 전체 객석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현행 거리 두기 2.5단계에서 공연장은 ‘두 칸 띄어 앉기’를 적용해야 하기 때문. 2016년 초연 당시 호평을 받은 데다 인기 배우들이 출연해 높은 예매율이 기대되는 작품 입장에서 여러모로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럼에도 이들은 ‘인원’보다는 ‘만남’에 의의를 두고 작품을 올리기로 했다. 장진 연출은 지난 7일 진행된 언론 대상 시연 무대 직전 마이크를 잡고 “(이 시기에) 잘할 수 있을지 망설였지만, 작품을 만들어 무대에서 관객을 만나고자 하는 열망이 더 컸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코로나 19 여파로 잠정 중단됐던 연극 ‘아마데우스’도 공연을 연장하기로 했다. 아마데우스는 지난해 11월 17일 개막, 오는 17일 종연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2.5단계 격상으로 지난해 12월 8일부터 공연을 잠정 중단했다. 17일까지 공연을 중단하기로 해 ‘조기 폐막’ 우려가 커졌으나 제작사는 2월 2~14일 연장 공연을 펼치기로 했다. 제작사는 “무대를 올리기 위해 치열하게 준비해 온 배우들과 공연 재개를 기다려 준 관객들을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뮤지컬 역시 ‘명성황후’가 개막을 2주 연기해 오는 19일 25주년 기념 공연의 첫 무대를 올리고, 잠정 중단된 ‘몬테크리스토’도 18일 공연을 재개한다. 최근 코로나 19 하루 확진자 수가 1,000명 아래로 내려가는 등 3차 대유행이 완만한 진정세를 보이면서 거리 두기 단계 및 객석 띄어 앉기 조정도 조심스레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지난 1년간 상황 급변에 따라 공연 일정과 객석 운영도 수시로 널을 뛴 만큼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와 이에 따른 시장 위축은 당분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대형 뮤지컬의 홍보를 다수 맡아 온 한 대행사는 최근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 대행사 관계자는 “지난해 공연이 잇따라 취소·연기되면서 홍보사 타격이 컸다”며 “이 상태로는 (운영) 유지가 어렵다는 판단하에 법인을 정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공연 총 매출액은 745억원으로 2019년 하반기(1,936억원) 대비 60% 가까이 쪼그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