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건설·소비재도 뛰는데...'상장 리츠'는 찬바람

백신 보급에 경기민감주 상승 속

작년 11월 이후 증시 랠리서 소외

거리두기로 공실률 급등 직격탄

고성장株 좇는 투자 행태도 한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큰 타격을 입은 후 회복하는 듯 보였던 상장 리츠(REITs) 상품의 주가가 다시 내려앉는 모습이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본격화되며 건설·소비재·유통 등 경기 민감주가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리츠 상품은 부동산 임대 수익 감소와 공실률 급등으로 부진의 늪에 빠졌다.

15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요 리츠들의 주가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이날까지 2~10%가량 손실을 보이고 있다. 리츠는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부동산에 투자해서 임대 수익을 낸 후 이를 배당금으로 돌려주는 투자 상품이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20% 가까이 급등했다는 점에서 리츠 상품 투자자의 실망감은 더욱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판교 알파돔시티 등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상품인 신한알파리츠(293940)의 경우 지난해 11월 말께 7,430원까지 주가가 올랐지만 이후 점진적으로 하락, 이날 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약 두 달 사이 5% 이상 하락한 셈이다. 코로나19 이전인 지난해 연초에는 7,800원대에 거래됐기에 10% 이상 하락했다. 뉴코아백화점 등 상업 시설에 투자하는 이리츠코크렙(088260) 역시 지난해 11월 말 5,930원까지 주가가 회복하는 듯 보였지만 이후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이날 5,220원에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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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규 상장한 리츠들 주가도 저조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의 경우 기업공개(IPO) 투자 열기가 여느 때보다 뜨거웠던 한 해로 기록됐지만 이 기간 상장한 6개의 공모 리츠는 대부분 공모가인 5,000원을 밑돌거나 공모가와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상장한 이지스레지던스리츠(350520)의 경우 이날 4,700원으로 마감됐으며 광교 쇼핑몰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맵스리츠(357250) 역시 4,710원에 거래를 마쳐 여전히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벨기에 오피스에 투자하는 제이알글로벌리츠(348950)와 물류센터에 투자하는 ESR켄달스퀘어리츠(365550) 정도만이 이날 각각 5,050원, 5,270원에 마감돼 체면을 세웠다.

리츠 상품의 약세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거리 두기 상향 등과 관계가 깊다. 재택근무를 하고 쇼핑몰 등 상업 시설 방문을 자제하는 경향이 늘면서 기초자산인 부동산 임대 수익이 줄어들고 공실률이 급등하는 등 타격을 입은 탓이다. 실제 상가정보연구소 등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전국 중대형 상가 평균 공실률은 12.4%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울러 지난해 코스피 대형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분위기 속에서 주가 상승률보다는 배당 수익에 초점을 맞춘 리츠 상품은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는 리츠이지만 전문가들은 백신 보급이 본격화되며 경기 회복세가 감지되는 분위기 속에서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가 부활하면 리츠 역시 반등을 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리츠를 활용하겠다고 밝히며 리츠·부동산펀드에 대한 재산세를 감면하는 제도를 올해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리츠가 세금을 덜 내게 되면 지분 투자한 개인에게 배당으로 지급할 수 있기에 배당수익률이 높아지는 효과가 난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주택시장의 호황이 이어진다면 상업용 부동산까지 확산될 수 있고 코로나19 완화 시 상업용 부동산은 특히 수혜를 입을 수 있다”며 “다만 고성장주에 집중된 증시 트렌드가 이어진다면 고배당주의 강세는 다소 더딜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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