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장단기 금리 차 확대"...유동성 파티 후 대비해야

국고채 장기물과 단기물 간 금리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19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0.974%, 10년물 금리는 1.711%로 두 채권의 금리 차는 0.737%포인트에 달했다. 국고채 장·단기물의 금리 차는 2019년 8월 28일 0.064%포인트를 저점으로 반등한 후 꾸준히 오르고 있다. 1월 6일에는 0.778%포인트까지 벌어져 2015년 6월 17일(0.757%포인트)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장단기 금리 격차가 확대되는 것은 장기물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유동성이 계속 확대되면서 물가가 꿈틀거리고 이 영향으로 장기물 금리가 오른 것이다. 최근 물가 오름세는 심상찮다. 해외 사치품 브랜드들은 연초에 한국 판매 가격을 올렸고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생산 기업인 드비어스도 가격을 인상했다. 금달걀·금사과 얘기가 나올 정도로 식탁 물가도 급등하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에 대응해 재정 지출을 늘리는 과정에서 국고채 발행 물량을 확대한 것도 영향을 줬다. 지난해 국고채 발행액은 전년보다 72조 8,000억 원 증가한 174조 5,00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였다. 올해 발행 물량은 176조 4,000억 원에 달한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조 바이든 신임 대통령의 대대적 부양책 등에 영향받아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6개월 만에 1%를 상향 돌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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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유동성은 필연적으로 거품을 만들어낸다. 잠잠하던 비트코인 시장은 가격 급등과 급락을 거듭하며 불안한 축제를 이어가고 있다. 사상 처음 3,000포인트를 돌파한 증시는 ‘빚투(빚내서 투자)’로 떠받쳐져 있다. 집값 역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이 빚어낸 신기루일 가능성이 크다. 금리가 오를수록 걱정되는 것은 급증하는 가계 부채다. 가계 부채가 금리를 감당하지 못하는 순간 거품은 사라진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장단기 금리 차가 확대되는 점이 특징”이라며 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지적했다. 금융 당국은 대출 규제 등 선제 대응에 나서 유동성 파티가 끝난 후의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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