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식(사진) 전 포스코 회장이 지난 19일 향년 90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정 전 회장은 1931년 서울에서 태어나 1955년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1959년 미국 미네소타대 토목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70년 2월 포스코에 입사해 토건부장, 건설본부장(부사장), 사장, 부회장을 거쳐 1993년 포스코 3대 회장에 취임했다.
정 전 회장은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 사장으로 재임하던 중에 당시 박태준 사장으로부터 '한번 보자'는 연락을 받고 1969년 만난 것이 일생을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건설에 바친 계기가 됐다.
정 전 회장은 1970년 '열연 비상' 사태 때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1970년 10월 1일 생산 설비 중 가장 먼저 착공된 열연 공장은 다음 해 4월 콘크리트 타설 공사에 들어갔다. 콘크리트, 철근, 일반 강재 등 모든 면에서 열연 공장은 국내 최대의 단일 공장 공사였다. 그러나 계획이 수차례 변경되면서 설계가 지연되고 건설 업체의 자재와 인원 부족까지 겹쳐 7월에 들어서자 JG(Japan Group) 고문들로부터 공기 지연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박 명예회장의 지시로 전사 동원 체제를 도입해 공기를 만회했다.
포스코의 영문명도 정 전 회장이 지은 것이다. 외국인 VIP에게 기다란 회사 영문 명칭을 쓰기가 까다로워 'POSCO'라는 약칭을 만들어 쓴 것이 회사의 공식 상호가 됐다. 이 밖에 정 전 회장은 제철소 조업에서 출하까지 관제할 수 있는 통합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정 전 회장은 1968년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 사장, 1993년 한국철강협회장, 1995년 포스텍 이사장을 역임했다. 또한 1976년 동탑산업훈장, 1981년 은탑산업훈장, 1989년 체육훈장 백마장, 1990년 금탑산업훈장, 1992년 백상체육대상과 대한민국과학기술상 등의 상훈을 받았다. 정 전 회장의 장례는 포스코 회사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 발인은 22일 오전 9시다. 장지는 경기도 여주시 남한강공원묘원이다.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