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정신질환으로 치료받는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정신과 진료가 더욱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청년층과 고령층이 특히 취약했다.
25일 보험연구원 간행물 ‘고령화 리뷰’에 실린 ‘연령대별 정신질환 발생 추이와 시사점: 코로나19의 잠재위험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 사이 건강보험 가입자 중 정신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연평균 5.2%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해 상반기 의원급 의료기관 중 정신건강의학과의 내원일수는 2019년 상반기보다 9.9%, 진료비는 17.9% 각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다른 진료과목의 방문이 대체로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소아청소년과의원의 내원일수와 진료비는 각각 35.9%, 31.4% 급감했다. 이비인후과의원 내원일수와 진료비도 각각 24.5%, 16.2% 줄었다. 내과, 외과, 산부인과의 경우 진료비는 늘었지만 접촉 기피로 방문일수는 6.1∼6.6% 감소했다.
상반기 중 코로나19 유행 1차 파동이 발생한 시기에 수면장애나 우울증 등 정신과 환자가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2월에는 남녀 정신과 환자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8.54%와 9.86% 증가했다. 이 기간 특히 20대와 30대 청년층에서 환자가 많이 늘어 20대 여성 환자는 21.7%, 20대 남성 환자는 13.7% 증가율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사회적 고립감 △건강염려증 △경제상황 악화 등이 개인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정신과 진료인원 증가 추세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동겸 연구위원과 정인영 연구원은 "감염병 확산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재택근무, 모임 취소 등이 보편화되면서 과거보다 외부인과의 교류가 크게 줄어들어 고립감과 외로움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대면접촉 어려움을 감안할 때 온라인이나 앱을 통한 적극적인 정신건강 관리가 필요할 전망이다. 김 연구위원은 "해외에서는 정신건강 관리를 위해 지역사회 예방기능 강화,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상담서비스, 경제적 지원 등의 공적 기능을 강화와 더불어 민간영역(보험회사)에서는 건강관리서비스 제공을 통해 정신질환을 사전 예방하고 있다"며 "다만 정신건강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앱은 안전성과 효과성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진 기자 sta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