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박봉'이지만 공수처 몰린 변호사들...특수통 명함·새 경험 기대

공수처 경험, 사건수임에 긍정적

수평적 조직 문화 지향도 매력

윤호중(왼쪽 두 번째부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김진욱 처장,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이 지난달 2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현판식을 마치고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윤호중(왼쪽 두 번째부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김진욱 처장,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이 지난달 2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현판식을 마치고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사·수사관 선발 경쟁률이 최대 10대 1까지 치솟으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수처 검사·수사관은 검찰 내 같은 직분과 유사한 수준의 연봉을 받는다. 대형 법무법인 등과 비교해 급여가 낮은 수준이라 경험이나 앞으로 쓸 이력서에 ‘경력’을 추가하기 위해 대거 지원한 게 아니냐는 게 법조계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검사직에는 23명 모집에 233명이 지원했다. 30명을 뽑는 수사관직에는 293명이 몰렸다. 경쟁률이 9~10대 1의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반면 연봉은 검찰 검사·수사관과 똑같이 결정되면서 로펌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공수처가 지난 10일 발표한 ‘공수처 소속 공무원의 보수 등 지급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공수처 검사 보수는 ‘검사의 보수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검찰 소속 검사에게 지급되는 보수와 동일하게 지급된다. 공수처 수사관 역시 검찰 수사관에게 지급하는 보수와 똑같이 지급된다. 로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 수준에도 공수처 검사·수사관 지원자가 몰리고 있는 셈이다.



변호사업계에서는 공수처에서 일하고 나오면 이른바 ‘특수통’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닐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퇴직 뒤 로펌 등으로 이직하더라도 공수처에서 일했다는 부문이 연봉 협상 등에서 강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공수처에서 쌓은 경험이 사건 수임에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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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해마다 변호사 수가 늘고 있는데 반해 사건은 줄면서 법조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다”며 “이런 시기에 공수처에서 근무했다가 퇴직하면 당연히 사건 수임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3년 임기는 부족하지만 두 번 연임해 9년을 일하면 공수처 출신 특수통 타이틀을 달아도 부끄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로스쿨 출신 청년 변호사들이 공수처에 다수 지원했다고 보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공수처 수사관의 경우 6급이 변호사 자격 보유자가 지원 요건 중 하나라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많이 지원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로 수사관 지원자 293명 중 166명이 6급에 지원했다.

이외에 중견 변호사들에게는 상명하복이라는 일반적인 법조계 문화와는 다른 수평적 의사소통 시스템을 지향하는 공수처가 매력으로 다가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법조경력이 일정 정도 있는 중견 변호사들은 ‘새로운 경험을 하고 배우고 싶다’는 차원에서 지원한 경우가 많다는 시각도 있다.

지원 서류를 검토하고 있는 공수처는 다수의 지원자들이 “기존 상명하복 시스템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토론을 하고 수평적 의사소통을 통한 수사와 기소 방식을 경험해보길 기대한다”는 내용을 다수 확인했다고 한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수평적 의사 소통을 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손구민 기자 kmsohn@sedaily.com


손구민 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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