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이 수천 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추진하면서 국내는 물론 아시아 투자도 사절하고 미국 본토의 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배경이 주목 받고 있다. 네이버웹툰이 국내와 아시아를 건너뛰고 미국 시장에서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해 성장 스토리를 쓰려는 전략 때문으로 풀이된다. 돈보다는 북미 시장에서의 사업 파트너 역할까지 할 곳을 찾고 있다는 얘기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올해 초부터 미국 내 한두 곳의 전략적 투자자와 협상을 벌이다 조건에 대한 지분율과 관련한 이견으로 멈춘 뒤 또 다른 투자자들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고 검토하고 있다. 네이버웹툰 측은 원하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국내에서 네이버웹툰의 기업 가치는 6조~8조 원대로 거론된다. 그러나 미국 시장에서는 현재의 수익보다는 전체 매출과 페이지뷰, 업계 1위라는 시장 장악력과 고객 충성도에 비중을 두기 때문에 기업 가치를 더욱 높게 평가 받을 수 있다.
네이버웹툰이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는 미래에셋금융그룹 내 계열사, IMM인베스트먼트 등이 관심을 보였으나 네이버 측이 북미 시장에서 사업 협력이 가능한 투자자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투자 업계는 관심을 끊었다.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투자 회사의 아시아·태평양 사무소 투자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는 물론 중국이나 동남아 시장 차원이 아닌 북미 시장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네이버웹툰이 투자 유치를 위해 선정한 자문사 역시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IB)과 거리가 멀다. 업계 용어로 ‘부티크’라고 불리는 자문사인 PTJ파트너스가 이번 투자 유치 자문을 맡았다.
PTJ는 미국 내 케이블 1위 기업인 컴캐스트가 유럽 최대 유료 방송 사업자인 스카이 지분을 인수할 때 스카이 측을 자문했다. 루퍼트 머독이 보유하고 있었던 스카이 지분 매각은 21세기폭스의 영화·엔터테인먼트 부문을 인수한 월트디즈니의 승인이 있었다. 네이버웹툰이 북미 유럽 시장의 주요 미디어 사업자와 거래 경험이 있는 자문사를 선택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웹툰은 자신들이 원하는 후보를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는 부티크를 통해 거래를 성사시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글로벌 IB를 통하면 본사보다 아시아 측의 제안이 더 많이 들어오는데 우리의 구상과 거리가 멀다”면서 "작지만 전문적인 부티크가 신사업에 대한 이해가 높다”고 말했다.
/임세원 김민경기자 wh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