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김 대리는 오늘도 러닝 퇴근…대한민국 '운동愛' 반하다

[심희정의 컨슈머 인사이트]

'위드 코로나' 건강 중요성 커져

현대인 필수과목으로 운동 부상

달리기·자전거 즐기는 인구 폭증

한강변 편의점 생수매출 150%↑

의류·식품도 맞춤형 마케팅 한창





대한민국이 운동에 빠졌다. ‘브이노믹스’ 시대를 맞으면서 한국인의 삶의 기준이 성취와 경쟁에서 즐겁고 건강한 내적 성장을 찾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일상에 ‘긴급 멈춤’ 버튼이 주기적으로 작동하며 시간을 잃어버렸다는 자괴감에 시달린 사람들이 운동으로 성취감을 회복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적극적으로 맞서기 시작했다. 자신의 몸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자가 면역 시스템을 갖추는 데 운동이 가성비 높은 투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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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까지 몸매 교정과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하는 운동 마니아들의 취미 생활이었던 운동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와중에 동시대인들의 필수 과목이 되고 있다. 인플루언서 김희원 씨는 “팬데믹이 양산한 ‘확찐자(집콕으로 살이 확 찐 사람)’와 코로나블루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이 내 몸과 정신 건강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오하운(오늘 하루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며 “지인들과의 대화에서도 운동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소외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한강은 아직 날씨가 차가운데도 러닝을 하고 자전거를 타는 이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올 들어 지난 1~2월 한강변의 대표적 편의점인 GS25 5곳에서는 운동 후 주로 마시는 생수·음료 매출이 전년보다 149.9%나 늘었다. 이 중 탄산수 매출이 196.1%로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고 이온음료 164.7%, 생수 135.7% 순이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내부 운동 시설보다 한강 등지에서 야외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난 덕분이다.

운동 인구 증가로 혜택을 받는 파생 산업들도 생겨났다. 홈트(홈트레이닝)의 일상화로 스마트 TV에는 집에서 따라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된 홈트 콘텐츠가 내장됐다. 작심삼일 운포자(운동포기자)를 위해 소수 정예로 구성된 다양한 액티비티 앱과 운동 유튜버의 명성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본 패션 업체들이 최근 수혜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무신사의 스포츠 의류 및 용품 카테고리 판매는 전년보다 60% 증가한 반면 올 1~2월에는 136%나 늘어났다. 신세계백화점의 아웃도어·애슬레저 신장률은 지난해 12월 1일에서 올 2월까지 각각 13.2%, 11.2%를 기록했다. 여행도 피트니스와 결합된 상품이 눈길을 끈다. 롯데호텔 제주가 선보인 아웃도어 액티비티 ‘ACE프로그램’의 2월 이용률은 1월보다 50% 증가했다. 식품 시장에서는 본격적으로 단백질 열풍이 불어 너도나도 관련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심희정 라이프스타일 전문기자 yvette@sedaily.com


심희정 라이프스타일 전문기자 yvett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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